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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134: 올바른 행동에 대한 성찰 편을 마치며 (11) 복음, 우리의 등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9-07 조회수1,404 추천수0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34. ‘올바른 행동에 대한 성찰’ 편을 마치며 (11) 복음, 우리의 등불(「간추린 사회교리」 50항)


세상이 변화할 수 있는 희망은 복음에 있다

 

 

마리아: 신부님, 사회교리를 접하며 신앙인으로서 세상과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좋은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우선적 관심, 함께 나누는 재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베드로: 그런데 고민도 생겼어요.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 세상, 그리고 2등은 기억해 주지 않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가 이웃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공정이 뭔지는 알아도 그걸 지키기가 어려워요.

 

스텔라: 맞아요. 세상은 점점 더 살기가 어려워져요. 저희 같은 청년들에게 일자리도, 결혼도, 내 집 마련 같은 건 너무 먼 세상 이야기에요. 사회와 세상에 관심 갖고 싶지만 저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바오로: 맞아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사회교리의 가르침을 지켜야 할지가 막막해요.

 

이 신부: 함께 이야기 나눠 봐요!

 

 

신앙인이 마주하는 현실

 

오늘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분명 눈부신 성장을 이룬 윤택한 문명입니다.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강하기 때문일까요?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풍요로운 삶인지 모르나 또 다른 이들에겐 여전히 고단한 나날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은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갈등 때문입니다. 난민을 수용해야 함은 알지만, 일자리 문제와 각종 사회문제가 걱정됩니다. 입시와 취업의 높은 문턱 앞에서 다른 아이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직원들의 노동인권도 중요하나 높은 인건비와 생산 단가를 저울질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미래는 불안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교리를 실천할 수 있을까 현실적 걱정도 듭니다. 가령 세상에 봉사하는 경제여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가능할까, 사업주가 인권과 노동자의 권익을 우선시하라고 가르치지만 경제 위기 속에서 고용보장이 가능할까, 참 어렵습니다.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구조적 모순이나 불가피한 상황도 존재하겠지만 부정하기 어려운 것은 우리 욕심입니다. 많이 갖고 싶고, 풍요로운 편리함을 싫어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욕심이 지나치고 과한 데 반해, 이웃에겐 무관심하고 인색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한복음에서 표현하는 대로 세상은 늘 악이 가득하고 따라서 사회교리 역시 지키긴 어려우며 세상은 변화되기 불가능하다고 해야 할까요? 세상이 바뀌지 않으니 그냥 내세에서의 보상을 바라보고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세상은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대상이고 구원은 세상에 현존하기 때문입니다.(요한 3,16)

 

분명 길과 방법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통해 성장하고, 우리가 시행착오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학교이고 우리는 끊임없이 배웁니다. 그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바로 복음입니다. 지금껏 살펴본 올바른 행동들, 사랑, 희망과 믿음, 형제애와 이웃사랑의 바탕과 기준은 바로 복음입니다. 우리가 성장하며 변화되고 그래서 세상이 나아지는 희망은 바로 복음에 있습니다.

 

 

복음, 우리의 등불

 

복음이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가져오신 기쁜 소식입니다. 복음은 문자로 성경에 기록됐지만 글자를 넘어선 모든 좋은 것과 생명의 원천입니다. 「간추린 사회교리」도 복음을 전함이 최우선적이라고 말하며(2항), 나아가 인간의 전문가인 교회가 이웃과 세상에 단순히 다가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복음을 갖고 사람과 사회를 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62항) 복음은 모든 것의 최종목표이고, 모든 것을 마주하는 도구이며 사람의 마음에 자유와 힘을 넣어 올바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63항)

 

앞서 하느님께서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셨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바로 우리들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복음을 간직하고 살고, 복음을 등불 삼아 세상에서 귀하디 귀한 생명을 간직하길 하느님께서 바라십니다. 특별히 성녀 소화 데레사의 말씀을 언급합니다. “기도 중에 내가 머무는 곳은 무엇보다도 복음서입니다… 나는 거기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얻습니다.” 치열하고 냉엄한 현실, 그러나 빛과 길은 항상 복음에 있고, 복음을 귀히 여기며 희망을 위해 그 속에 머물러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의 현세적 차원은 교회 안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나라와 연결되지 않거나 종말론적 완성을 지향하지 않으면 전혀 불충분한 것이다.”(「간추린 사회교리」 50항)

 

[가톨릭신문, 2021년 9월 5일,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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