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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해설: 사회교리 실천, 복음의 실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1-02 조회수1,144 추천수0

[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사회교리 실천, 복음의 실천”

 

 

안젤라 : 단장님, 얼마 전에 저희 대녀가 참 기특한 일을 했어요. 저번에 세례받은 제 대녀 아시죠? 실은 같이 사회교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사회교리란 다른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함께 나누고 돌보는 것이라 그랬더니, 그 말에 큰 감명을 받았나 봐요. 그러더니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마리아 : 아 그렇군요!

안젤라 : 단장님이 같이 기도해주신 덕분이에요! 고맙습니다.

마리아 : 우리 안젤라가 대모 역할을 잘한 덕분이에요!

 

 

알아보기 – 세상과 함께, 세상 안에서 걸어야 할 신앙 공동체

 

사회교리가 우리 신앙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냥 기도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으면 될 것을, 왜 사회에서 일어나는 정치, 경제, 외교, 각종 분쟁과 다툼에 굳이 교회가 관여하느냐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교분리의 원칙을 예로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다시금 세상과 교회공동체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론만 말씀드립니다.

 

1. 가톨릭교회는 세상과 사회에 관심을 두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 그 노력은 세상 안에서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생명 중심의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3. 불의함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폭력, 잘못된 사회 구조에 대해 올바른 대안을 제시한다.

4. 사랑의 문명, 평화, 형제애, 용서와 화해, 이웃사랑은 그 대안을 이루는 방법이다.

5. 복음은 그런 사회교리의 최중심이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정교분리는 하나의 이념에(이데올로기) 불과합니다. 종교의 가르침을 지키기 싫어하고, 얄팍한 이해득실만을 얻기 위해 세속의 왕들이 만든 하나의 주관적 관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율법과 계명으로서의 하느님 말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현대사회의 헌법은 모든 사람에게 종교의 자유와 건강한 참정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권고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상식적으로 누군가의 고통에 무관할 수 없음이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의 자유와 본성이 아닐까요?

 

 

심화하기 – 이웃에 관한 관심 어떻게 실천하고 계십니까?

 

이를 위해 가톨릭교회가 제시하는 고유한 방식과 가르침이 바로 간추린 사회교리입니다. 그리고 간추린 사회교리의 핵심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복음의 가르침입니다. 실제로 세상 안에는 수많은 갈등과 어려움, 문제들이 있습니다. 전쟁과 분쟁, 실업과 경제위기, 기후 환경 및 생태 위기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은 평화와 생명마저 위협합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K드라마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작품에는 벼랑에 몰린 사회적 약자들이 겪어야 하는 죽음의 위기,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절망감, 무의미와 허무라는 인간 실존의 극악한 체험이 녹아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사회 문제들과 그 때문에 고통 받는 개인의 처지라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복음은 바로 그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선포되는 하느님 사랑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하시며 우리 모두에게(루카 10,37) 세상과 이웃의 아픔에 무관심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은총입니다”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볼 수 있는 말이지요!

 

“얻어먹는 게 뭐가 좋아?” 필자도 처음에 그리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함께 나누고, 그래서 아주 작고 약한 이라도 함께 하길 지향하는 그런 마음의 표현 아닐까요?

 

그래서 우리 마음의 회심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 나만 잘되기를 바라는 철없음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함께 나누고 도와주고, 그래서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5)

 

 

사회교리의 가르침 – 사회교리의 본질은 구원

 

복음은 무엇입니까? 구원의 기쁜 소식이며 이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사랑이자 말씀이며 선포되고 전해져야 할 기쁜 소식입니다. 사회교리를 가르치고 전하는 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며 복음은 바로 사회교리의 바탕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7항) 또한 사회에 복음을 전함 인간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 존중받는다는 따스함, 배려 받고 누군가 함께 한다는 공동체성 등을 주는 것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63항) 긴박하게 해결돼야 할 사회문제를 위해 함께 협력하고 노력해야 하나, 좀 더 근원적으로 우리의 마음이 서로 사랑하라는 복음을 바탕으로 서로 연결되어있고 나눔이나 존중, 배려와 양보를 지향할 때 사회는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교리가 지향하는 사랑의 문명입니다.

 

 

레지오의 가르침 – 복음의 가르침, 어떻게 실천하십니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 같이 사랑의 생활을 해야만 한다.”(에페 5,2)(레지오 마리에 교본 제4장 레지오의 봉사 4항)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우리는 참으로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하느님 말씀인 성경, 거룩한 전통인 성전, 사막의 교부들로부터 비롯되는 수도원 전통, 거룩한 교회의 오랜 역사, 순교성인 성녀들과 그분들의 전구, 심오한 신학적 가르침들 등이 우리가 받은 신앙의 선물이자 유산들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잘 다듬고 꿰는 것은 결국 우리의 역할입니다.

 

레지오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신앙의 실천입니다. 기도, 성경을 읽고 묵상함, 영적 독서, 그 모든 것이 실천의 일환인데요, 그중에서도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함은 가장 귀한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 말씀대로 하늘의 보화를 얻게 하며 (마르 10,21), 하느님을 닮아가는 자녀의 삶이고(마태 5,9) 우리를 참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레지오의 가르침 역시 그러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며, 오히려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사랑을 실천하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너무 거창한 일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나눔과 봉사, 애덕과 사랑을 실천하면 어떨까요? 사랑하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께서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일을 하시길 소망합니다!

 

“사회 분야를 복음화 한다는 말은 복음에 나오는 의미와 자유의 힘을 인간 마음속에 불어넣어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인간다운 사회를 증진한다는 뜻이다. 곧 하느님 나라와 더욱 일치하는 더욱 인간다운 인간 도성을 만든다는 뜻이다.”<간추린 사회교리 63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11월호, 이주형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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