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교리 상식: 시노드를 한다고 하던데, 시노드가 뭔가요? 신자들 각 개인에게도 중요한 회의인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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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11-08 | 조회수2,469 | 추천수0 | |
[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시노드를 한다고 하던데, 시노드가 뭔가요? 신자들 각 개인에게도 중요한 회의인가요?
교황님께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이하 시노드)를 소집하시어,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시노드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서울대교구에서도 지난 10월 17일 개막 미사를 기점으로 교구 단계 시노드 개막을 선포했습니다. 도대체 시노드가 뭘까요? 이번 시간에는 시노드가 무엇이며, 왜 중요하고, 또 우리 각자의 신앙생활에 시노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안에도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권한과 역할을 갖고 계신 분이 교황님과 전 세계의 주교님들이십니다. 초기 교회 때부터 교황님과 주교단이 함께 참석하여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에 관한 중요한 원칙을 세워온 회의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의회'와 ‘시노드’입니다.
공의회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시노드(synodus) 역시 교회에서 중요한 회의를 지칭하기 위해 오랫동안 함께 쓰여왔습니다. 다만, 지금의 시노드 회의 제도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5)에서 확립되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진행하는 과정 중에 전 세계 주교단이 모두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 세계 주교단을 대표하는 대의원 주교들이 참석하여 교황님을 도와 중요 현안에 대한 자문을 드리는 회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여 확립된 제도입니다. 시노드는 교황님이 제시하는 주요 현안에 대하여 대의원 주교단이 교황님께 자문을 통해 건의드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지금까지 시노드는 총 15차례 개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노드는 기존의 시노드 개최 방식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를 통해 기존에 전 세계 대의원 주교단만 참여해 왔던 시노드의 진행 방식을 변경하셨습니다. 우선 시노드를 준비단계, 거행단계, 이행단계로 진행하도록 하셨고, ‘전문가, 참관인, 형제 대표, 특별 초청 참가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새로 변경된 준비단계에는 특별히 하느님 백성의 협의 과정을 포함하도록 하셨습니다. 교황님과 주교단의 회의인 시노드가 하느님 백성 전체, 곧 평신도, 사목자, 로마의 주교가 함께하는 여정임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노드가 하느님 백성 전체가 교회의 중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고 자문에 함께 참여하는 회의로 거듭나게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것이 이번 시노드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특별한 지향입니다.
이에 따라 개별 교구에서 먼저 하느님 백성의 자문을 모으는 과정이 더욱 강조됩니다. 이 과정은 교구 내 평신도, 수도자, 사도직 단체 활동가를 비롯하여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은 물론, 그동안 교회가 무관심했던 이들에 대해서도 그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하느님의 백성과 시노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하느님께서 구원하시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발언의 기회를 제공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과정을 거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러한 시노드의 변화는 젊은이, 신앙, 성소적 식별을 다룬 제15차 시노드에서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주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젊은이들과 전문가들을 초대하여 시노드에 참석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시노드가 개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16차 시노드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교구별 준비단계에서 여러분이 속한 각 성당에서 단체별, 모임별로도 시노드 준비 모임을 할 예정이니만큼, 여러분 각자가 이번 ‘함께 걷는 여정’인 시노드에 동참하여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시노드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가 자기 자신의 원래 모습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성직자들의 직장에 평신도가 그저 손님으로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를 믿는 하느님 백성 전체,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곧 하느님 백성이고, 종말의 하느님 나라를 향해 전체 신자들이 함께 걸어가고 있는 공동체입니다. 시노드에서 전체 신자들이 의견을 내고 서로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이 ‘동반하며 걸어가는 교회’의 원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시노드(σύνοδοϛ)라는 말 자체가 ‘함께 걷는 여정’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시노드 개막 미사에서 염수정 추기경님께서 각계각층의 교우들과 함께, 특히 다리가 불편하신 교우의 휠체어를 밀어 드리면서 입당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이 모습이 시노드 정신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 시노드 정신이 우리 교회의 신앙생활 안에서 적극적으로 구현돼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우리 교회가 이 시노드 정신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죠. 그리하여, 교회가 신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고, 마찬가지로 우리들 각자도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회적으로 안정된 교회의 현재 상태가 오히려 위기라고 이해하시며, 교회가 중산층화되어 가난한 이들이 떠나는 교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십니다. 오히려 교회 안에서 일어난 범죄로 상처받은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성직주의를 멀리하며, 전 지구적 감염병으로 더 심해진 인격적 관계 단절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하시죠. 이번 시노드가 이러한 경청과 식별을 통해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에 ‘참여’하며, 친교를 나누고, ‘선교 사명’을 실현해 나가는 기회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한편, 신임 교구장님께서도 시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교우들의 관심을 당부하신 바 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님께서는 “교황님께서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 함께 걸어가는 여정으로 교회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계신다.”고 하시면서, “우리 모두 ‘시노드의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무엇인지부터 함께 찾아(성찰해) 보고 함께 걸어갈(체험할) 수 있도록 우리 교구민 여러분도 함께 기도, 참여해 주시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서울주보는 앞으로 매달 시노드 진행 현황을 비롯하여 시노드의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해 드리는 코너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우리 교회의 시노드와 더불어, 서울주보의 시노드 관련 기사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이번 교리묻고답하기 원고는 서울대교구 시노드 홈페이지(www.synod.or.kr) 자료를 참고하여 집필되었으며, 시노드 교구 실무자이신 통합사목연구소 소장 양주열 베드로 신부님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2021년 11월 7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서울주보 8-9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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