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2)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요약 – 신경 하느님은 인간과 세상을 초월해 존재하시기에 누구신지, 어떤 분이신지 인간은 스스로 깨닫거나 발견할 수 없습니다. ‘계시’(啓示, Revelatio)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데, 계시란 ‘하느님께서 당신에 대해 알려주신 것’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계시의 대표적 형태가 바로 신·구약 ‘성경’과 교회의 전통 내지 전승이라 하는 ‘성전’(聖傳, Traditio)입니다. 하느님은 누구시고, 어떤 분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초기 교회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체험한 후 신앙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말씀(=로고스)이 사람이 되신 분’(요한 1,14)이라 고백합니다. 즉 나자렛 출신 예수님이 창조 이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이시고,(요한 1,1)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함께하셨던 말씀이며,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3)고 고백하는 참하느님이자 참인간이시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 당신을 확실하게 알려주셨기에, 예수님을 아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는 사람입니다.(요한 14,7) 신앙의 목적이 ‘하느님을 직접 마주 뵙는 것’(지복직관 至福直觀, visio beatifica, 1코린 13,12; 1요한 3,2 참조)이라면, 신앙의 중심인물 역시 예수님으로 귀결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요한 기준과 핵심을 요약한 것이 ‘신경’(信經 credo)입니다. 신경이란 ‘믿을교리’를 기도문으로 만든 것으로,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느님, 즉 세상을 창조하신 성부와 구원하시는 성자와 완성하시는 성령에 대해 고백합니다. 구약 시대에는 오직 창조주 하느님만 분명하게 계시됐지만, 이후 예수님의 죽음, 부활, 승천을 목격한 후 신약의 교회는 성자의 신성을 고백했고, 이후 성령 강림을 체험한 후 성령의 신성도 고백했습니다. 이러한 신앙고백을 정리한 것이 신경입니다. 대표적으로 ‘사도신경’과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 있습니다. 전자는 가장 오래된 신경이자 서방교회의 대표적 신경으로,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히 담고 있으며, ‘가장 오래된 로마 교리서’라 합니다. 후자는 초기 그리스도교의 두 보편공의회(325년, 381년)에서 정립된 신앙고백을 담은 신경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94-196항 참조) 신경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인간 구원 계획을 강조하고, 동시에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신앙을 고백합니다. 신약성경에서 사도 바오로는 ‘믿음’을 ‘피스티스’(Πίστις pistis)라고 표현하는데, 이 단어는 ‘주관적으로 확실하나, 객관적 근거는 미약한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하느님의 존재, 예수님의 부활 등은 객관적으로 확증할 수 없지만, 믿는 이는 확신을 가지고 믿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특히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습니다. 믿음이란 길, 진리,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것, 즉 예수 그리스도=하느님 말씀=복음=진리임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을 마음 깊은 곳에 품고 사는 것이고, 자신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인생과 죽음 등을 하느님 은총에 맡기고 사는 것입니다. [2022년 1월 9일 주님 세례 축일 서울주보 4면, 조한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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