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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익한 교리여행50: 여행지 - 가상 칠언(架上七言)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4-05 조회수2,159 추천수0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50) 여행지 : 가상 칠언(架上七言)

 

 

예수님 생애에 관한 기록인 복음서는 복음사가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서술되어 나옵니다. 네 복음서를 종합해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 남기신 말씀은 모두 일곱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가상 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합니다. 이 말씀은 사람이 죽기 전에 남기는 유언(遺言)에 해당하기에, 그 사람의 진정성을 대변하는 말이며, 평소의 사상이나 이념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살아남아 있는 이들에 대한 부탁의 말씀도 담고 있습니다. 사순 제5주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이 일곱 말씀을 알아보고, 이를 묵상하며 마음에 새기면서 주님과 일치하는 은총의 시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가상 칠언’으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

 

 

퀴즈여행

 

‘가상 칠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1. 아버지, 저들을 □□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2. 너는 오늘 나와 함께 □□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

3.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입니다. 이분이 네 □□□이시다.(요한 19,26-27)

4.저의 □□□,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6; 마르 15,34)

5. □마르다.(요한 19,28)

6. □ 이루어졌다.(요한 19,30)

7. 제 영을 □□□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

 

1. 용서의 극치

 

예수님께서는 두 죄수와 함께 골고타 언덕으로 끌려와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가르치셨을 때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고 하셨으며, 베드로가 몇 번이나 형제의 죄를 용서해 주어야 하는지 물었을 때,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고 말씀하셨지요. 당신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면서 인간이 겪는 극도의 배반감과 고통 중에서도 이 말씀을 실천하십니다.

 

2. 천국을 훔친 우도

 

예수님과 함께 두 죄수도 십자가 위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죄수 하나는 예수님을 조롱하며 모독하였지만,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 당신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루카 23,42)라고 예수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였지요. 이에 예수님은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라고 응답하십니다. 즉 이 죄수는 첫 사람의 원죄로 인해 닫힌 천국(하느님 나라)의 문을 예수님과 함께 처음으로 들어간 행운을 얻었지요. 이 우도(右盜)가 성 디스마(또는 성 라트로)로, 축일은 3월 25일입니다.

 

3. 교회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님을 따르던 몇 명의 여인들과 제자 요한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6-27)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요한의 어머니로 주셨는데, 이때 요한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들을 대표하는 이였기에,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만이 아닌 교회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어머니를 우리에게 주셨기에, 우리가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로 공경하는 것이 예수님의 뜻이지요.

 

4. 참 인간이신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고통 중에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었습니다. 이 언어는 예수님께서 평소에 사용하시는 아람어인데,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지요.(마태 27,46) 이 말씀은 구약(시편 22,2)을 인용한 것인데, 사랑하는 제자들로부터의 배신뿐 아니라, 사랑하는 성부에게 배척받는 비통의 울부짖음이자 절망의 절규입니다. 성부께서는 성자가 완전한 자유 의지로 구원 사업에 참여하기를 바라셨기에 철저한 고독을 허락하셨지요. 그리고 예수님의 이런 절규는 성부께 대한 완전한 신뢰 및 확고부동한 신앙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5. 사랑에 목마르신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이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졌음을 아셨기에, 성경 말씀(시편 69,22; 22,16)이 이루어지게 하시려고, “목마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9,28) 이는 예수님의 육신의 목마름을 넘어 우리 영혼의 구원을 위해 갈증을 느끼시는 예수님의 영적인 목마름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지금까지 받으신 수난과 고통으로 인류에 대한 당신 사랑을 보여주고 계시지만, 아직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은 한계를 모르시지요. 당신의 이런 목마름으로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의 우물가에서 만난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수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요한 4,14)

 

6. 구속의 완성

 

목마르신 예수님께서는 신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다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9,30) 예수님의 강생으로 지상에 시작된 인간 구원 사업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완성되었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천지 창조 때부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지만, 첫 사람의 죄(교만)로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렸지요.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한 3,16) 예수님의 십자가상 희생으로 우리가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생명으로 넘어가는 파스카 신비가 이루어졌습니다. 구약의 파스카가 신약의 파스카로서 완성되었습니다.

 

7. 성부께 대한 완전한 신뢰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고 시편 말씀(31,6)으로 기도하신 후 숨을 거두셨습니다.(루카 23,46) 성부에게서 나온 성자 예수님은 성부 하느님에게 자신의 영혼을 맡기며 성부께로 돌아가십니다. 예수님은 죽음의 마지막 순간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버지와 일치하며 아버지께 의탁하는 삶을 사셨지요. 우리 또한 성부 하느님으로부터 났으며,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도 성부 하느님 품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여행옵션 : 겟세마니대성당(이스라엘)

 

- 겟세마니 대성당.

 

 

최후의 만찬을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로 기도하러 가셨다. 겟세마니 동산은 구 예루살렘의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요한 18,1), 올리브산 서쪽 아래 베타니아쪽 길가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예수님께서는 공포와 번민에 싸여 밤새워 성부께 기도하셨다.(마태 26,36-46; 마르 14,32-42) 이곳에 겟세마니대성당이 건축되었는데(1924년), 예루살렘의 성당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다. ‘주님의 고뇌 기념 성당’ 또는 여러 나라에서 기금을 모아서 지었다고 해서 ‘모든 민족의 성당’이라고 한다. 제대 앞에 놓인 큰 바위는 예수님께서 엎드려 기도하신 바위를 상징하고 있다.

 

 

여행 기념품

 

정원에는 아주 오래된 여덟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있는데, 2000년 이상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 나무들은 예수님이 피땀 흘리며 기도하신 장면을 기억할지 모른다. 이곳은 유다의 배반으로 예수님이 체포되신 장소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시고 아낌없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셨습니다. 인간 구원을 위한 당신 사명을 위해 3년이 채 안 되는 공생활을 활활 불사르며 사셨지요. 가상 칠언(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남기신 마지막 일곱 말씀)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현재 나의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그 말씀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4월 3일,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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