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교리] 신앙생활 회복을 위하여! 코로나19 이후에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은 ‘위기’와 ‘회복’을 말한다. 요즘 교회 역시도 ‘신앙의 위기’를 말하며 ‘신앙의 회복’으로 건너가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면 신앙의 회복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단순히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다시 되돌아가 교회를 멀리하고 떠났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만을 뜻할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 교회는 코로나19 같은 또 하나의 팬데믹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해서 신앙의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진정한 신앙의 위기란, 세례 때의 뜨거운 신앙이 식어버리고 약해진 것, 내 신앙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 그리고 신앙생활 안에서 아무런 기쁨과 행복이 없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위기는 곧 기회다’라고 하지 않는가! 내 신앙이 다시금 새롭게 뜨거워지고, 견고하게 다져지며, 그리고 신앙 안에서 기쁨과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우리는 신앙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신앙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으로 ‘나에게 신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은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본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신앙에 대한 첫머리를 이렇게 정의한다. “신앙은 은총이다”(153항). 사실 “사람은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요한 3,27 공동번역 성서). 신앙은 먼저 하느님의 은총이 주어졌고, 그 은총에 대한 응답으로 이루어진다. 결코 그 순서가 뒤바뀌는 법이 없다. 그러면 하느님의 은총은 왜 우리에게 주어졌는가? 여기에 대해 문삼석 시인의 “그냥”이란 한 줄짜리 시에서 그 답이 보인다.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하물며 엄마가 딸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냥’이란 한 마디로 충분하다면, ‘모든 이의 구원을 바라시는’(1티모 2,4 참조)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에 어떤 조건이 필요하겠는가. 아무런 이유 없이 무조건, 그냥, 거저 은총을 주시는 분이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시다. 다만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은총으로 시작한 복된 신앙생활이지만, 우리는 인간적 나약함과 현실적 상황(특히 경제적인 문제나 시련과 고통으로 인한 신앙에 대한 의문) 등으로 그 믿음이 약해지거나 흔들릴 수 있다. 신앙인이 된 것도 중요하지만, 신앙인으로 잘 살아가고, 마무리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신앙은 반드시 항구함이 요구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62항 참조). 예수님 역시도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루카 22,32), 끝까지 신앙을 지켜 구원에 이르도록 당부하셨다(마태 10,22 참조). 그렇다면 믿음을 끝까지 지켜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 위해서는, 아니 그 이전에 신앙의 위기를 넘어 신앙의 회복 전환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우선(이미 2019년부터 전 교구민이 살아가고 있듯이) 신앙의 원천-뿌리에서 시작해보자! 곧 교회 전통 안에서 전해오는 교회생활의 5가지 핵심 요소인 하느님 말씀, 교회 가르침, 성찬례(미사), 기도, 사랑 실천을 생활화해보자. 예컨대 하느님 말씀으로 신앙을 일으키고, 교회 가르침으로 신앙을 다지며, 성찬례로 신앙의 활기와 힘을 얻고, 기도로 신앙을 키우며, 그리고 사랑 실천으로 신앙의 열매를 맺는 일이다. 나아가 이 5가지의 교회생활의 핵심 요소는 신앙의 회복을 넘어, 신앙의 성장과 성숙을 통해 참 기쁨의 영적 여정으로 우리를 인도해줄 것이다. 이제, 다시 시작하자! [2022년 6월 5일(다해) 성령 강림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윤태종 토마스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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