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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 반포 - 교황청 구조 개혁 9년 만에 완성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6-08 조회수2,070 추천수0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 반포 - 교황청 구조 개혁 9년 만에 완성


교황청 16개 부로 개편, 수평·능동적으로 탈바꿈… 지향은 복음화

 

 

보편 교회의 본산인 교황청이 성령 강림 대축일인 5일 새로운 조직 체제를 출범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반포한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에 따라, 교황청은 6월 5일 부로 기존 9개 성과 3개 부서, 5개 평의회가 모두 16개 부로 전면 개편됐다. 198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반포한 교황령 「착한 목자」(Pastor bonus)를 통해 교황청 구조가 바뀐 이후 30여 년 만의 대대적인 변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때부터 선언해온 ‘교황청 구조 개혁’을 9년 만에 일단락했으며, 교황을 보필하는 교황청 사도좌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보편 교회의 사목적 비전과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고된다.

 

 

 

 

교황청 구조 어떻게 바뀌나?

 

「복음을 선포하여라」에 따르면, 국무원을 제외한 기존 9개 성과 3개 부서, 5개 평의회가 16개 부(Dicasteri)로 통일됐다. 인류복음화성과 새복음화촉진평의회가 교황 직속 복음화부(Dicastero per l’Evangelizzazione)로 통합돼 전진 배치됐으며, 산하에 세계복음화부서와 함께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가 신설됐다. 기존 성과 평의회들은 모두 부로 명칭 변경됐으며, 교회의 자선 사업을 담당하는 애덕봉사부가 새로 설립됐다. 가톨릭교육성과 문화평의회도 문화교육부로 통합되는 등 상하위 기구의 성격을 띠었던 기존 구조를 법적으로 동등한 자격을 지니는 부서로 수평 통일했다. 장·차관 직함은 유지되며, 5년 임기에 1회 연임이 가능하다.

 

새 교황청 조직 명칭은 △ 복음화부(인류복음화성+새복음화촉진평의회) △ 신앙교리부(신앙교리성) △ 애덕봉사부(교황자선소) △ 동방교회부(동방교회성) △ 경신성사부(경신성사성) △ 시성부(시성성) △ 주교부(주교성) △ 성직자부(성직자성) △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성) △ 평신도가정생명부(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 △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 종교간대화부(종교간대화위원회) △ 문화교육부(가톨릭교육성+문화평의회) △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 교회법부(교회법평의회) △ 홍보부(홍보를 위한 부서) 등이다.

 

새 교황청 조직의 방향은 ‘복음화’와 ‘선교’ 사업을 더욱 지향한다. 중앙집중화와 관료주의적 성격을 탈피하고, 보편 교회의 기본 사명인 복음 선포에 역점을 두는 구조다. 성→부서→평의회라는 격이 사라지고 ‘부’로 통일되면서 각 부는 역동성과 투명성, 사목적 협력을 더욱 꾀하게 됐다. 이는 조직의 구조와 권한을 건실하게 분권화한 결과이며, 동시에 교회의 선교적 본성을 극대화하도록 한 것이다.

 

교황은 교황령에서 “복음 선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기신 일이었으며, 이 권한은 교회가 오늘날 모든 인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첫 번째 봉사”라며 “교회의 선교적 전환은 그리스도 사랑의 사명에 따라 교회를 새롭게 할 것이며, 이것이 세상의 빛인 그리스도 구원의 사랑을 반영하는 방법”이라며 의미를 밝혔다.

 

 

복음 선포와 봉사의 도구로

 

교황청의 개혁은 세상 변화에 따라 그에 맞갖은 복음 선포 사명을 더욱 잘 수행하는 봉사의 도구가 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교황령이 “새로운 교황령은 오늘날 (세상과) 더 나은 조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히듯 지구촌 환경의 변화에 맞춰 선교활동을 펼칠 조직 구조와 활동 방식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황청 개혁 과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2013년부터 진행됐으며, 9인 추기경평의회(C9)의 주요 프로젝트였다. 비대해진 교황청 조직의 몸집을 줄이는 대신 복음ㆍ교리ㆍ봉사를 핵심축으로 삼고, 평신도 참여로 시노달리타스를 키우는 것이 이번 개혁의 취지다. 교황령은 총 250항에 걸쳐 교황청 개편의 당위성과 복음화 활동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교황청 조직명이 모두 ‘부’가 됨에 따라, 모든 부서는 교회 사안들을 서로 자문하고, 함께 안건을 계발하는 공동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 이전에는 모든 성이 관련 문서를 최종 책임지고 승인했지만, 이제는 어떤 부서든지 함께 토의하고, 공동 작업을 기울이며 내용을 발전시키게 된다. 이 과정들은 현재 보편 교회가 진행 중인 ‘함께 걸어가는 여정’의 시노달리타스 정신이 투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교황 직속 복음화부는 선교 지역을 관장하고, 새로운 복음화 방향을 제시해온 인류복음화성과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역할을 통합 수행하는 핵심 부서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 안에서 복음의 정신을 함양하는 지역 교회를 지원하고, 평신도들의 선교사적 헌신을 증진한다. 복음화부는 이미 복음화를 위한 세계 대륙별 선교지를 포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교황이 모든 사안을 직접 주관한다. 교황은 그간 교황청 개혁의 당위성을 언급하면서 “복음화와 새로운 선교야말로 교황청이 변화하고,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혀왔다. 그만큼 교황청 개편은 보편 교회와의 교감을 촉진하고, 각 부서가 역동적으로 선교 활동에 임하도록 봉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황청의 핵심 부서로 꼽히는 신앙교리부 산하에는 교리부서와 규율부서를 두며, 부서의 권한과 역할을 분산하고자 각기 차관을 둔다.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는 신앙교리부 산하에 속한다.

 

교황의 대내외적 활동을 특별 보좌하며, 교황청 전체 운영을 관장하는 국무원의 지위는 유지된다. 그러나 재정 부문은 사도좌재산관리처(APSA)로 모두 이관됐다. 앞으로 교황청 재정 및 투자의 방향은 ‘복음화 사명에 봉사하기’를 최우선으로 한다. 아울러 애덕봉사부는 교황자선소가 해오던 대외적 나눔 사업을 더욱 확장해 펼칠 계획이다.

 

세례받은 모든 평신도가 교황청 부서 최고 책임자에 임명될 수 있다. 그간 장차관급 책임자는 추기경 또는 주교가 맡아왔지만, 교황령은 “교황과 주교, 서품받은 성직자들이 교회의 유일한 복음 전파자는 아니다”며 “평신도 남성과 여성도 교황청 조직에서 역할과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황령은 “교황청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모든 구성원의 관계를 함양하고, 하느님의 계획과 함께 성령께서 주시는 선물을 위해 각자 자신을 헌신함으로써 주님과 교회의 교감을 돕는다”며 “교황청 구성원들은 하느님의 모든 백성을 섬기는 제자이자, 선교사가 된다는 기쁜 마음으로 임무를 완수한다”고 밝혔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6월 5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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