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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179: 복음과 사회교리 - 갈등 해결 위한 올바른 가치관은 사회가 걸어갈 길이 된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8-01 조회수1,275 추천수0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79.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410항)


갈등 해결 위한 올바른 가치관은 사회가 걸어갈 길이 된다

 

 

“몸무게가 22톤인 암컷 향고래가 500㎏에 달하는 대왕오징어를 먹고 6시간 뒤 1.3톤짜리 알을 낳았다면 이 암컷 향고래의 몸무게는 얼마일까요? 정답은 ‘고래는 알을 낳을 수 없다’입니다. 고래는 포유류라 알이 아닌 새끼를 낳으니까요. 무게에만 초점을 맞추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핵심을 봐야 돼요.”(‘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회)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사태

 

무엇이든지 핵심을 꿰뚫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경청과 소통을 통해 거시적, 미시적 안목으로 복합적·균형적·분석적·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지녀야 합니다. 그런데 새삼 궁금합니다. 옳다와 바르다가 합쳐진 올바름이란 무엇일까요? 황희 정승은 다툼 중인 하인들 모두에게 “네 말이 옳다”라고 했는데 서로 옳다고 말하면 그럼 둘 다 맞는 걸까요? 판단이 어려울 때가 참 많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파업사태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수천억 원 손해가 발생했고 시민과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불법파업이라는 입장과 반대로 그동안 하청 노동자들이 겪은 고용불안과 저임금, 산업재해를 근거로 열악한 노동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들이 부딪힙니다. 여기서 핵심은 뭘까요?

 

 

핵심은?

 

일단 이 사안의 첫 번째 핵심은 언제고 터질 예견된 문제였다는 겁니다. 업황(業況)을 많이 타는 조선업의 구조적 환경을 감안할 때, 불황과 고용불안은 만성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이 문제가 조선산업 정책의 관점에서 다뤄지지 않다 보니 안정적 고용대책이나 노동조건이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노사 대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했는데 녹록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핵심은 해법입니다. 공권력 투입을 예고한 정부의 행보는 옳은 결정일까요? 과거에 쌍용자동차, 용산 사태는 인명이 상하는 등 큰 아픔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반면 파업으로 막대한 손실이 일어난 상황은 최선이었을까요? 손해배상소송과 노노 갈등이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른 현재 그 역시 풀기 어려운 난제가 된 것 또한 아쉬운 사실입니다.

 

 

해법을 향한 노력

 

어쨌거나 해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투쟁과 긴장감, 무력에 가까운 공권력, 경청 없는 행정, 약자를 외면하는 법치, 이런 문제들은 우리 모두의 무관심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금번 사태가 해결된다 해도 갈등과 대립은 또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이번 일을 어떤 태도와 가치관으로 다루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하느님께 지혜를 청했듯 어려움을 풀기 위해 신의 한수가 필요합니다. 그 해법은 산고와 같은 대화, 인내와 양보, 어려움을 나눠 지겠다는 책임감이 있을 때 형성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올바름은 결국 이것입니다. 올바름을 향한 그 노력은 향후 우리 사회가 걸어갈 길이 됩니다. 대립과 갈등의 길이 아닌 상생과 평화의 길입니다. 사태가 잘 해결되길 다 함께 기도하고 마음을 모읍시다.

 

“책임 있는 권위란 봉사의 정신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덕목들(인내, 겸손, 온건, 애덕, 함께하려는 노력)에 따라 행사되는 권위, 명예나 사사로운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활동의 참된 목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행사하는 권위를 의미한다.”(「간추린 사회교리」 410항)

 

[가톨릭신문, 2022년 7월 31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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