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83. 도덕률 – 옛 법과 새 법(「가톨릭교회 교리서」 1961~1986항)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십자가 모범’이 진리 2016년 4월 16일 에콰도르 플라야 프리에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향년 33세에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계 수녀님이 있습니다. 클레어 크로켓(Clare Crockett) 수녀입니다. 클레어는 어렸을 때부터 유명해지고 싶었고 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18세 때 수녀원에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그녀는 영국에서 영화를 찍고 있었습니다. 고급 호텔에서 자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술을 마시는 등 깨끗하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아일랜드인으로서 당연히 가톨릭 신자였지만 주일학교 때 배운 것과는 완전 반대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7세 때 우연히 친구와 함께 스페인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당연히 거기에서도 먹고 마시는 파티가 이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성 금요일에 성당에서 수난 예식에 참여했고 아무 생각 없이 예수님 십자가에 친구 하였습니다. 그때 십자가의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 순간 예수님께서 자신의 죄로 십자가에 못 박혔음을 깊이 깨닫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웁니다. 그녀는 어떻게 보답해야 하는지 생각합니다. 그날 수녀원에 입회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서는 상태가 더 나빠졌습니다. 영화를 찍던 그녀는 더 타락한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술을 많이 마셔 화장실에서 토하려고 하다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누군가가 있음을 느낍니다. 분명한 그리스도의 임재였습니다. 십자가의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언제까지 나를 고통스럽게 할 작정이냐?” 주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믿고 지금까지 추구하던 모든 것을 끊고 수녀원에 입회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재능으로 항상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진이 났을 때 그녀가 아이들을 대피시키다 잔해에 깔려 사망하기 직전까지 수녀로 사는 동안 그녀에게서 슬퍼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클레어가 수녀가 되기 이전에 배운 모든 것들은 ‘옛 법’입니다. 곧 구약의 율법입니다. 모든 율법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갈라 5,14) 하나로 요약됩니다. 하지만 율법은 안다고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율법은 그리스도 없이는 인간 자체의 힘으로는 이웃 사랑 실천을 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려고 주신 것이었습니다. 성령의 은총과 그것을 주시는 분의 모범, 곧 진리가 필요하였습니다(1963 참조). 요한복음은 이렇게 밝힙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요한 1,17)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율법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이 ‘진리’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면 율법을 지키게 됩니다. 자녀는 부모의 모범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사랑의 십자가 모범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삶을 안다고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분께서 주시는 성령의 ‘은총’도 필요합니다. 부모가 모범도 보여야 하지만 밥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얻는 성령의 감동이 아니면 그분 사랑의 모범을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클레어 수녀도 예수님 십자가에 입을 맞출 때, 그리고 화장실에서 자신의 죄로 그리스도께서 아파하심을 깨닫지 않고서는 율법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였습니다. 이렇게 “복음의 법은 옛 법을 완성하고, 능가하며, 완전하게 합니다.”(1984) [가톨릭신문, 2022년 9월 4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