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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교리: 올바른 성모 신심이란 (1) 성모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거울 같은 분이십니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10-24 조회수1,556 추천수0

[생활교리] 올바른 성모 신심이란 (1) “성모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거울 같은 분이십니다.”

 

 

성당 입구에 들어설 때마다 마당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성모상을 향해 묵례를 하거나, 잠시 그 앞에 머물며 기도하는 모습은 천주교인들에게 일상처럼 익숙한 풍경이다. 또한 교회 전례력 안에서도(지역교회 차원은 차치하고) 보편교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성모님에 관한 여러 축일들과 다양한 신심 행위(묵주기도, 성모성월, 성모의 밤 예절 등) 등은 천주교에서 성모님의 위치와 역할이 그 어떤 성인과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중요함을 말해준다. 다만 교회 역사 안에서, 그리고 오늘날 역시도 성모님에 대한 거짓 과장과 교회 가르침에 어긋난 왜곡된 믿음 등은 결과적으로 그릇된 성모 신심의 길로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때문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마리아의 뛰어난 믿음과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성모 공경에 대해 지나치고 협소한 마음을 삼가도록 권고한다(『교회헌장』 67항 참조). 그렇다면 천주교인들에게 올바른 성모 신심의 기준은 무엇인가?

 

성경의 증언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인류 구원 사업을 위해 마리아를 당신의 협력자로 부르셨고, 이에 마리아는 자유로운 동의 속에 순종으로 응답하며(루카 1,34-38 참조)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묵묵하게 실행했다. 단, 여기서 우리는 마리아 한 개인을 넘어서서, 마리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가리키는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관심과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왜냐면 성경, 특히 복음서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증언해주는 기록이라면, 마리아는 그 어떤 성경인물보다 예수님을 가장 잘 밝혀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천주교 신자로서 믿음 안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마리아의 4대 교리(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 승천, 원죄없이 잉태) 역시도 그 배경과 근거는 마리아의 신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가 빠져버린 마리아는 가톨릭 교회의 교리와 신학 안에서 결코 상상할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가톨릭 교회 안에서 마리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반드시’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의 다음과 같은 말은 올바른 성모 신심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성모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거울 같은 분이십니다.” 거울의 용도는 누군가를 비추고 드러내 주는 일이다. 실제로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동반자”(성 이레네오)로서 잉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십자가 죽음 때까지 예수님을 중심에 두고 그분 뒷전에 조용히 머물렀다. 그만큼 성모님은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스도를 위하여 사시면서 예수님의 영광을 비추고 드러내 주는 ‘거울’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렇게 본다면, 천주교인들에게 올바른 성모 신심을 위한 첫 번째 길은 “그리스도와 성모님의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깨닫는”(『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24) 일이다. 그러니 그리스도의 삶을 충실히 따르며, 신앙의 모범을 보여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일은 매우 마땅하지만, 결코 그리스도교 신앙은 마리아 신심에 멈출 수 없으며, 오히려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 신앙으로 나아가야 한다(『올바른 성모 신심』 45 참조).

 

[2022년 10월 23일(다해) 연중 제30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 전교 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윤태종 토마스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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