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189.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114항)
복음과 신앙 통한 내적 변화, 마음 돌봄의 시작 라파엘: 신부님, 제가 요즘 약을 먹어요.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이 생겨 ‘스트레스 클리닉’(정신과 병원)을 찾았더니 약을 먹으라고 하네요. 미카엘: 요즘 공황장애나 우울증, 각종 장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아요. 마리아: 약이 아니면 잠도 오지 않고 불행하다는 친구들도 많아요. 이 신부: 함께 이야기 나눠 보아요!
마음 다스리기, 잘 되십니까? ‘마음 다스리기’. 바쁜 일상에서 우리가 쉬 놓치는 부분이지요? 마음을 잘 다스린다면 평화를 얻는다 합니다. 그래서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는 “마음이 변화되면, 우리를 통해 세상이 달라진다”고 했지요. 반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심한 감정 기복, 부정적 인식에 빠져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이 겪는 많은 정신질환들은 내외를 망라해 여러 원인이 있지만 결국 마음과 욕망을 잘 다스리지 못함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이생망’(이번생은 망했다), ‘N포 세대’처럼 절망과 스트레스로 인해 삶을 비관하는 수많은 표현을 보며 마음 다스리기에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는가, 행여 이를 포기하진 않았나 우려스럽습니다. 이는 분명 경쟁이 과도한 사회 분위기 안에서 쉽사리 지치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불행감에 빠지는 현시대의 어두운 일면이기도 합니다. 불행의 본질, 비교와 끊임없는 욕심 한국 사회에는 여러 높은 부정적 지표가 있지요. 자살률, 우울증, 사회갈등과 노동시간, 높은 술 소비량까지(세계 3위) 말입니다. 이는 동시에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경고는 이미 누차 들어 왔습니다.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못하며 물질이 인생의 최우선 목적이 된 상황이 그 본질입니다. 내면에 대한 성찰이 아닌 끊임없는 소유욕과 비교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리처드 이스털린은 소득과 행복에 대해 ‘소득이 많으면 어느 정도까지 행복해지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서 소득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적 행복론」) 실제로 비교는 만족을 망각하게 하며, 끊임없는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면 행복과 건강한 인격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마음 돌보는 방법 삶의 극단에 밀린 이웃들에게 마음을 성찰하라고만 제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민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대안이 시급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다스리기는 너무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척도는 복음과 신앙입니다. 부자나 빈자 모두에게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과 신앙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유혹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간추린 사회교리」는 인간 내면의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인 마음과 영성을 언급합니다.(114항) 또한 복음과 신앙을 통해 인간은 내적 변화를 체험한다고 이야기합니다.(42항) 이것이 바로 마음 다스리는 방법이자 평화와 행복을 위한 삶의 길이며 저마다 모습은 달라도 우리 모두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삶입니다. 나아가 지나친 자기 자랑과 대화를 독점하는 수다스러움, 타인과 배타적으로 다르다고 착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하는 지혜이고 내 삶과 우리 사회를 바꾸는 진실한 행동입니다. “나방이 자신의 뜻을 별이나 뭐 비슷한 곳까지 향하게 하려 했다면, 그건 이룰 수 없는 일이겠지. 다만 나방은 그런 따위 시도는 안 해.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것,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 자기가 꼭 가져야만 하는 것, 그것만 찾는 거야.”(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 [가톨릭신문, 2022년 10월 23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