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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2: 무얼, 어떻게 믿는다는 걸까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1-16 조회수793 추천수0

[가톨릭 신학02] 무얼, 어떻게 믿는다는 걸까요?

 

 

옛날에는 어떤 아이가 “우리 집에 황금 돼지가 있어.”라고 하면 친구들이 “와! 부럽다.” 그랬다지만, 지금은 “보여줘.” 한답니다. 보고 만져보고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지 살피는 것, 이것이 아마 우리 시대에 ‘진리’를 입증하는 공인된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 곧 천지의 창조주,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부활, 그리고 성령을 우리는 검증해 보일 수 있을까요?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나는 믿나이다.’라는 신앙고백은 보이는 것, 검증 가능한 것만을 인정하는 세계에서 분명히 어마어마한 모험적 결단, 충격적인 모험임에 틀림없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진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2천 년 전 팔레스티나에서 살다가 십자가에 처형되신 청년 예수님에 대한 신앙입니다. 그분이 실존 인물이었음은 성경 외에 다른 문헌들도 증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단순히 이런 역사적 내용을 믿는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은 신문 기사, 현미경으로 본 100마이크로미터(0.0001cm) 크기의 세포 속에 있는 염색체, 천체망원경으로 본 1350광년 거리에 있는 오리온성운 등을 믿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런 믿음이라면 굳이 베네딕도 16세 교황께서 ‘도약’이요, ‘모험’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고 말씀하십니다.(2코린 4,18 참조)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로마 8,24)

 

우리가 믿는 것은 단순히 예수님이 실존 인물임이 아니라, 그분의 삶과 죽으심, 부활하심 안에 드러난 진리, 곧 하느님이 당신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인간을 사랑하셨다는 것, 그분으로 인해 우리가 하느님과 화해하고 구원받았다는 것을 믿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 믿음이 진심이라면 우리는 예수님이 약속하신 것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정말 예수님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인생의 여정에서, 특히 어려운 삶의 순간에서도 하느님을 믿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그분께서 계시다는 것과 당신을 찾는 이들에게 상을 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히브 11,6) 다시 말해 믿음에는 신뢰의 측면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신뢰가 진심이라면 우리는 그분이 보여주신 길을 따라 걸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믿음은 제자가 되는 것을 포함합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요한 8,31) 참으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이 사셨던 방식으로 살고자 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인으로서 ‘믿는다.’라는 말은, 예수님 안에 계시된 진리의 내용을 믿는 것이고, 그분을 신뢰하는 것이며, 나아가 그분이 이끄시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2023년 1월 15일(가해) 연중 제2주일 서울주보 4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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