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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주 읽는 단편 교리: 발렌타인 데이가 그리스도교 축일이라고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13 조회수800 추천수0

[매주 읽는 단편 교리] 발렌타인 데이가 그리스도교 축일이라고요?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Valentine’s Day)입니다. 연인끼리 사랑을 담아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이지요. 그런데 발렌타인 데이가 우리 교회의 축일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2월 14일은 본래 성 발렌티노 기념일, 곧 성인이 순교하신 날입니다.

 

발렌티노 성인은 로마 북동쪽에 있는 테르니(Terni)의 주교였습니다. 269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는 남자가 결혼하면 전쟁에 나가기를 싫어해 형편없는 군인이 된다고 생각하여 금혼령(禁婚令)을 내렸습니다. 이 당시, 가난하고 아픈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던 발렌티노 주교는 황제의 정책 탓에 결혼하지 못하는 연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비밀리에 그들의 결혼식을 올려주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는 발렌티노를 잡아들였고 로마 법관이던 아스테리우스에게 넘겼습니다. 중세 시대 성인전 「황금 전설」(Legenda Aurea)에 따르면, 발렌티노는 아스테리우스를 만나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극적으로 증언합니다.

 

발렌티노는 법관의 저택에 들어서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님, 청하오니 이 집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빛을 내려 주시어 저들을 신앙으로 인도해 주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마침 아스테리우스에게는 2년 전 시력을 잃은 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도 중 “빛”이라는 말을 듣자 그가 딸의 눈을 고쳐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여 치료를 청했습니다. 아스테리우스는 “만약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앞을 보지 못하는 내 딸에게 빛을 준다면 무엇이든 다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발렌티노는 하느님께 정성껏 기도한 뒤 그녀의 눈에 손을 대며 “영원한 빛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시력을 회복해 주시기를 빕니다.”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즉시 눈이 완치되었습니다. 기적을 체험한 아스테리우스는 개종을 결심하고, 일가족 40인 모두 성인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황제는 발렌티노가 배교하지 않았을뿐더러 자기가 신임하던 법관까지 개종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분노해서 그들을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아스테리우스는 오스티아로 끌고 가 참살(斬殺)했고, 발렌티노는 269년 2월 14일 플라미니노 회당에서 곤봉으로 때리고 돌팔매 한 후, 효수하였습니다.

 

14세기 무렵, 연인들을 위해 비밀리에 혼인을 주례한 성인의 일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2월 14일은 ‘연인들의 축일’이 됐습니다. 오늘날에도 그 의미가 이어지는데, 다만 이날이 유독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여겨진 건 제과 회사들의 상업적 마케팅에 따른 결과입니다.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연인과 함께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도우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다면 발렌티노 성인의 축일을 더욱 뜻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2023년 2월 12일(가해) 연중 제6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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