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주님의 기도’ 때 손동작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께서 팔을 벌리고 기도하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기도 때 이와 같은 손동작을 취하는 전통은 이미 구약시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수난당하시는 주님의 모습으로… 우리는 손을 들어 올리고 팔을 벌립니다.”라고 설명하는 초대교회 교부의 증언도 생생합니다.(경향잡지, 2011년 8월 호, 장신호 주교님 글 참조) 이 같은 흐름은 오늘 주신 질문의 주제인 미사 중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도 이어집니다. ‘미사전례총지침’은 사제나 공동 집전자가 주님의 기도 중 팔을 벌려 기도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제273항) 팔을 벌리는 것은 하느님께 간절히 외치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자세입니다. 사람은 두 팔을 벌림으로써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개방하고, 하느님을 향해 몸을 높이 세우게 됩니다. 나아가 활짝 펼친 두 팔은 마치 날개의 모습이 되어, 우리가 기도의 날개를 타고 하느님의 힘으로 높이 올라가도록 희망하게 해줍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두 팔을 벌린 모습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연상케 합니다. 우리는 두 팔을 펼치면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과 함께 기도하며, 그분의 생각과 하나가 되고자 노력합니다.(<전례의 정신> 224-225쪽 참조) 그렇다면 사제가 이렇게 팔을 벌리고 기도하는 동안, 교우들은 어떤 자세를 취하면 좋을까요? 초대교회 때에는 사제뿐만 아니라 교우들도 기도를 바칠 때 팔을 벌리는 자세를 취하곤 했습니다. 이를 지금도 신자들이 전례 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제대와 감실의 싸움> ‘미사 때 이루어지는 동작의 의미’ 참조) 다만, 현재 ‘미사전례총지침’이 주님의 기도 중 팔을 벌려 기도하도록 직접적으로 안내하는 대상은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뿐입니다. 교우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시 사항이 없다는 것과 더불어, 관례적으로 많은 본당에서 ‘주님의 기도’ 중 기도손을 유지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 부분은 본당 사목자의 안내에 귀를 기울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편, ‘주님의 기도’ 중 교우들끼리 손을 잡도록 안내하는 미사에 참례해본 경험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기도가 교회 전체를 위해 한마음으로 드리는 공동의 기도라는 점(가톨릭교회교리서 2768항 참조)을 반영한 전례적 실천일 것입니다. 다만,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호소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15년에 발표된 주교회의의 지침을 전달해드립니다. “전례적으로 주님의 기도 때에 손을 잡는 것이 권장 사항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에 정서적인 문제나 위생적인 문제로 손을 잡는 것에 대하여 불편을 호소하는 신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므로 일선 사목자들이 친교를 이유로 미사 때마다 손을 잡기를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본당의 날이나 큰 축제일에 예외적으로 할 수 있다.”(주교회의 2015년 춘계 정기총회) [2023년 2월 19일(가해) 연중 제7주일 서울주보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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