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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학이 뭡미꺼?: 배움 속 행복한 만남 - 신학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03 조회수785 추천수0

[신학이 뭡미꺼?] 배움 속 행복한 만남: 신학

 

 

첫 인사말에 말씀드렸듯이 신학은 전문학자나, 사목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하느님을 더 깊이 알고, 교회에 대해 더 넓게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공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배움입니다. 이번에는 평신도로서 신학을 공부했던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체험한 삶 혹은 신앙생활의 변화나 교회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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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아주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저는 부모님의 신앙을 어깨너머로 배워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지만, 사실 모범적이고 열정적인 신앙생활은 하진 못했습니다. 활력 없는 신앙생활 때문인지 제 삶 역시 왠지 모르게 힘이 나지 않는 단조로움을 종종 체험하곤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성경공부에서 그동안 신문 읽는 수준을 넘지 못했던 성경의 내용이 확연히 다르게 다가오는 데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런 체험은 저로 하여금 교구 신앙대학에 입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습니다. 용기를 내어 결심은 하였지만 저 자신도 신학을 공부해서 무슨 특별한 체험이나 일이 생기리라 큰 기대는 솔직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되돌아보면 그것이 내 인생과 신앙생활의 전환점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나의 신앙생활이 여러모로 신학을 배우기 전과 후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신앙대학에 오기 전까지는 제 신앙은 그저 체험 중이거나, 그 체험을 기억할 때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영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 기억이 사라지면 다시 믿음을 다질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저에게 신학은 ‘하느님을 더욱 깊이 알게 도움을 주는 학문이요, 내 삶을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학문’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정과 생활 일선에서 활동하는 몸으로 수업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또 수업을 듣고 이해하기만 해도 됐던 지금까지의 공부와는 신학은 그 결이 매우 달랐습니다. 하지만 신학을 배우면 배울수록 새로운 세계가 내 앞에 펼쳐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업 하나하나가, 신앙과 이성의 조화가 얼마나 나의 삶과 신앙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는지, 제가 하느님의 자녀로 나아가는 데 얼마나 큰 용기와 힘을 주는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교회에 대해 아쉽게 여겼던 점이나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일깨우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던 신학자들의 글을 발견하게 될 때마다 가슴 떨리게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성경 해석의 전통과 최근 경향, 가톨릭교회와 기도의 전통, 다양한 철학의 방법론적 연구와 신학의 여러 분야들, 전례(典禮)와 성사(聖事)에 관한 깊이 있는 가르침들을 통하여 저는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더욱 깊이 깨닫고, 예수님의 사랑을 더 생생하게 목격하게 되었으며, 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성령의 이끄심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쁘고 감사한 시간들을 통하여 저는 신학을 배운 것을 많은 이들과 그 사랑을 전하라는 주님의 부르심으로 초대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더 큰 책임감과 사명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봉사와 애덕(愛德) 실천의 참된 자세는 주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하며, 주님께서 저를 먼저 부르시고 사랑해 주시는 그 자비와 은총을 제대로 깨달아 제 삶의 자리를 복음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도 더욱 커졌습니다.

 

앞으로 배운 것을 되돌려줄 일이 있다면 그리고 어딘가 나눔을 바라는 곳이 있다면 건강이 허락되는 한 기쁘게 임할 것입니다. 이처럼 ‘좋은 몫’을 주시려고 이끌어 주신 주님께 항상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사는 내 인생은, 한마디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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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도 ‘신학’을 통해 하느님을 더 깊이 알고 싶고, 교회에 대해 더 넓게 알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것을 통하여 자신의 삶, 생각과 말 그리고 가치들을 하느님께 향하게 돌리고 싶지 않으십니까? 교회는 여러분을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갈망(渴望)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의 장(場)이며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을 알아가는 신학의 여정(旅程)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2일(가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가톨릭마산 3면, 변종원 요셉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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