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부활초(candela paschalis) 부활 시기 미사 중에는 독서대 옆에 부활초를 켭니다. 파스카 성야 때 축복된 부활초는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이 초는 벌들의 밀랍(蜜蠟)으로 만들어지는데, 예부터 벌은 동정성을 지닌 창조물로 여겨졌고, 벌에게서 얻은 밀랍은 동정 잉태의 결실 곧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부활초에 붙여진 불은 어둠을 밝히시는 그리스도의 빛을 가리킬뿐더러,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을 비추며 앞장섰던 불기둥(탈출 13,21.22; 14,24)을 떠올려줍니다. 이러한 내용은 파스카 성야 ‘부활 찬송’(Exsultet)에서 장엄하게 선포됩니다: “이 밤에 불기둥의 빛으로 죄악의 어두움을 몰아내셨나이다.” “거룩한 교회는 벌들이 만든 이 초를 봉사자의 손으로 장엄하게 바치며 아버지께 이 제사를 봉헌하나이다.” 부활초에는 십자가가 새겨지고, 십자가 위에는 그리스 문자의 첫 글자인 알파(Α)가, 아래에는 마지막 글자인 오메가(Ω)가 적힙니다. 그리고 십자가로 나뉜 네 공간에는 그해의 연도가 표시됩니다. 또한 피를 흘리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다섯 상처를 나타내는 다섯 개의 붉은 향 덩이가 꽂힙니다. 사제가 축복한 새 불꽃을 부활초에 붙이는 것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결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제(또는 부제)는 부활초를 들고 행렬하며 “그리스도 우리의 빛”을 세 번 노래하는데, 두 번째 노래한 다음에는 부활초에서 불을 당겨 모든 신자에게 전달합니다. 파스카 성야 미사 중 세례성사가 거행되는 경우엔, 세례 때 사용할 물에 부활초를 담그며 세례 수를 축복합니다. 또한 세례 서약 갱신 예식 때는 다시 한번 부활초의 불을 붙여 모든 신자에게 전달합니다. 부활초는 부활 시기, 곧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강림 대축일까지 미사와 성무일도 등 전례 때마다 밝혀집니다. 그리고 부활 시기가 끝나면 적절한 장소에 보관되다 세례성사와 장례미사 때 다시 사용됩니다. 이는 부활초가 새로 태어나는 이의 영적 생명과, 고인의 부활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2023년 4월 23일(가해) 부활 제3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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