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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13: 케리그마,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6 조회수426 추천수0

[가톨릭 신학13] 케리그마,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 행적, 죽으심과 부활하심 그리고 그분에 대한 사도들의 증언을 신약성경에서 듣습니다. 그러면 신약성경 전체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할 때 잡담이 아닌 경우라면,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고 거기에 상세한 것들을 덧붙여 풍요롭게 만듭니다. 신약성경이 27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간 저자도 - 성경은 성령의 영감에 의해 쓰여졌으므로 제1저자는 하느님이십니다. - 저술 시기도 문체도 다르지만, 교회가 이 책들을 성경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그 다양성을 관통하는 일치된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학적으로는 1코린 15,3-5가 그 핵심이라고 봅니다.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돌아가심, 묻히심, 부활하심 그리고 발현하심, 이 네 동사에 복음의 핵심이 있습니다. 신학에서는 이것을 ‘케리그마’(‘외치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라고 부릅니다. 물론 시간상으로는 탄생과 공생활이 앞섭니다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결정적으로 드러난 사건이자, 제자들이 그분이 누구신지 올바로 깨닫게 된 사건은 그분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제자들은 이 체험 후 그리고 성령을 받은 후 예수님의 삶 전체의 의미를 새롭고 온전하게 이해합니다.(요한 2,19-21 참조)

 

이제 “우리의 죄 때문에”라는 표현에 주목해 봅시다. 바오로 사도의 서간문에는 “우리의 죄 때문에”,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예수님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실제 예수님의 죽음에 관여된 인물들은,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 예수님을 로마 총독에게 넘긴 유대 지도자들, 재판을 진행하고 사형 선고를 내린 총독 빌라도, 그의 명에 따라 형을 집행한 병사들 그리고 사면의 기회에 예수님 대신 강도 바라빠를 놓아달라고 청했던 군중들입니다. 여기에 예수님을 세 번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 사도를 비롯하여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에 도망갔던 열 제자들도 간접적으로는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도 요한은 십자가 아래에 있었다고 전하니 그분은 제외할 수 있겠지요? 이런 분들이 “우리의 죄 때문에” 예수님이 돌아가셨다고 고백한다면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바오로 사도의 서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스테파노가 순교하는 자리에 있었지만, 예수님 생전에 그분을 직접 뵈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그런데도 사도께서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렇다면 이 고백은 예수님과 아주 멀리 떨어진 시대에 사는 우리의 고백 상황과 아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 무슨 의미일까요?

 

[2023년 5월 14일(가해) 부활 제6주일 서울주보 4면, 최현순 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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