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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218: 여덟째 계명 2(2471~2513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23 조회수283 추천수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18. 여덟째 계명 ② (「가톨릭교회 교리서」 2471~2513항)


진리든 거짓이든, 누구나 자신이 증언하는 것을 보게 된다

 

 

- 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우리는 모두 거짓이든, 진실이든 자신의 존재에 따라 무언가를 표현하고 바라보며 살아간다.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가 그린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란 유명한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그의 일생일대의 회개를 상징합니다. 그는 천재적 재능으로 많은 교회의 성화들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타락한 생활을 하여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고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탈옥에 성공하여 몰타섬으로 도주하여 거기서 숨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하도 커서 칼을 차고 신발을 신고 잠을 잘 정도였다고 합니다.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이 너무나 지긋지긋한 나머지 그는 유일한 사면권을 가진 교황을 설득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어린 다윗이 골리앗의 칼을 들고 잘린 골리앗의 머리를 들어 올리는 그림을 완성해냅니다. 그림 속의 다윗은 어렸을 때의 순수했던 자기 모습이고 목이 잘린 흉측한 골리앗의 머리는 지금까지 거짓으로 살았던 자신을 상징했습니다. 사실 그의 진심을 담아 그린 그림은 이 그림이 처음일 수 있습니다. 이 그림에 진정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또 교회와 하느님이 누구인지에 대한 진리가 들어있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은 자신의 예술 작품들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그가 창조자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의 진실을 표현합니다.”(2501) 내가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그린 성화를 보더라도 그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모두 거짓이든, 진실이든 자신의 존재에 따라 무언가를 표현하며 그것 속에서 그것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빌라도 앞에서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2471) 그러니 그리스도의 삶은 곧 아버지를 보여주시는 삶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에페 4,24)”이며 “거짓을 벗어버린(에페 4,25)”(2475) 인간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거짓이 있을 수 없기에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삶 안에서 자신이 증거한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진리를 증언함은 거짓의 소멸을 의미합니다. 빛과 어둠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순교는 신앙의 진리에 대한 최상의 증거입니다.”(2473) 예수님은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야 합니다. “나를 짐승들의 먹이가 되게 놔두십시오. 나는 짐승들을 통해서 하느님께 이르게 될 것입니다”(2473)라고 말한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의 용기를 본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리스도를 드러내고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반면 거짓을 말하는 자는 자신이 드러내는 악마를 봅니다. 주님께서는 “너희는 너희 아비인 악마에게서 났다”라고 하시며 거짓말 안에 악마가 활동하고 있음을 폭로하셨습니다.(2482 참조) 거짓말하는 자 안에 있는 악마는 “거짓말쟁이이며 거짓의 아비”(요한 8,44)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아버지를 긍정하고 증언하고 계시합니다. 누구나 진리의 아버지이든, 거짓의 아비이든 그를 증언하고 그를 보며 삽니다. 거짓을 증언하는 사람은 거짓의 아버지를 보며 장차 자신이 가게 될 어둠의 세계에 대한 공포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진리를 증언하는 이는 죽음 앞에서도 장차 만나게 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을 기대하며 기쁠 수 있습니다. 진정 이 세상에서부터 진리의 왕국의 향기를 맡으며 살려면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거리낌 없는 양심을 간직하려고 애를 써야”(사도 24,16)합니다.

 

[가톨릭신문, 2023년 5월 21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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