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성령 강림 대축일 - <성령 강림 The Pentecost>, 엘 그레코(El Greco) 作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째 되는 날,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내리신 사건을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성령께서 강림하신 날은 이스라엘 축제 중 하나인 “오순절”(사도 2,1)이었습니다. 이 축제는 보리와 밀을 거두어들이고 나서 햇곡식을 하느님께 드리는 봄 수확 감사제로 “수확절”(탈출 23,16), “주간절”(탈출 34,22; 민수 28,26; 신명 16,9-12)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훗날에는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와 연결되어, 시나이산에서 이뤄진 계약과 율법 수여를 기념하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이 오순절에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내려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 강림 대축일은 ‘50번째’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펜테코스테](Πεντηκοστή), 라틴어로는 [펜테코스테스](Pentecostes)라고 부릅니다. 성령께서는 세례성사를 받은 모든 이에게 당신 은총으로 영적인 힘을 북돋아 주고 그들을 성화시키십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은 이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성령께서는 성사와 교역을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고 인도하시며 여러 가지 덕행으로 꾸며 주실 뿐 아니라, 또한 당신 은혜를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시며’(1코린 12,11) 모든 계층의 신자들에게 특별한 은총도 나누어 주신다”(12항). 성령께서 주시는 일곱 가지 은총을 ‘성령칠은’(聖靈七恩)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①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도록 도와주는 ‘지혜’, ② 하느님의 진리를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통달’, ③ 참 진리를 잘 알아듣고 구체적으로 적용하도록 도와주는 ‘지식’, ④ 하느님의 뜻에 따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도록 도와주는 ‘식견’, ⑤ 하느님을 참 아버지로 알고 따르도록 도와주는 ‘공경’, ⑥ 신앙생활을 어렵게 하는 유혹에 맞서도록 도와주는 ‘용기’, ⑦ 하느님의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내 뜻을 내려놓게 해주는 ‘경외’입니다(이사 11,2 참조). 또한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아홉 가지 열매도 있습니다. 바로 ① 사랑, ② 기쁨, ③ 평화, ④ 인내, ⑤ 호의, ⑥ 선의, ⑦ 성실, ⑧ 온유, ⑨ 절제(갈라 5,22-23)입니다. 이들은 1)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인 사랑, 기쁨, 평화, 2) 이웃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인 인내, 호의, 선의, 그리고 3) 자신과 관련되는 열매인 성실, 온유, 절제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사도들은 ‘성령에 힘입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였고, 믿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그 사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교회의 탄생, 곧 새로운 하느님 백성의 시작은 성령의 놀라운 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령 강림 대축일을 ‘교회의 설립 기념일’이라고도 부릅니다. [2023년 5월 28일(가해) 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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