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인간을 향해 흘러넘치는 사랑, 예수 성심 가톨릭교회는 6월을 예수 성심 성월로 지냅니다. 이달에 우리 신앙인은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에 응답하고, 과거 주님께 가해진 모욕을 보상하며, 그분과 완전히 일치할 것을 다짐합니다. 초 세기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옆구리에 난 상처를 묵상하였고, 예수 성심에 관한 신학적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예수 성심에 관한 가르침의 핵심은 요한 7,37-38과 19,34에서 비롯한 ‘생명의 샘’이라는 개념입니다. 히폴리토, 이레네오, 유스티노, 치프리아노 같은 교부들은 예수님의 마음에서 세상을 살리는 구원의 생수가 흘러내리기에, 예수 성심을 초자연적 은총의 근원이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상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물은 죄에 물든 인간을 씻고 새 생명을 주는 세례성사의 물이며, 피는 새로 난 하느님 백성을 먹여 기르는 성체성사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또한 아담의 옆구리에서 하와가 나왔듯이(창세 2,21 참조), 새 아담인 그리스도의 심장에서 새 하와인 교회가 탄생하였다는 신학도 등장했습니다. 이후 보나벤투라, 알베르토, 제르트루다, 시에나의 가타리나, 베드로 카니시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같은 성인들을 통해 예수 성심에 관한 신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심화하였습니다. 특히, 성모마리아방문수녀회의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1647~1690) 성녀에게 내린 환시와 메시지들은 예수 성심 신심이 우리 교회 안에 공식적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성녀에게 내린 말씀에는 예수 성심 축일을 제정하고 예수 성심을 기억하는 금요일과 성시간을 장려하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복자 비오 9세 교황(1846~1878 재위)은 이 축일을 전 세계로 확대하였고, 비오 12세 교황(1939~1958 재위)은 회칙 「물을 길으리라」(Haurietis Aquas)에서 그리스도의 심장이 그분 사랑의 상징임을 강조하며 예수 성심 신심을 보다 구체화하였습니다. 예수 성심에는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이 사랑은 당신 자신을 남김없이 우리에게 내주시는 성체성사로 드러납니다. 따라서 예수 성심은 성체성사의 원천이고, 성체성사는 예수 성심의 가장 완벽하고 탁월한 표현입니다. 이렇듯 예수 성심은 성체성사와 연결되며, 전례적으로는 예수 성심 대축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다음 금요일에 지내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또한 예수 성심은 성모 성심과도 연관되는데, 성모님은 당신 아드님과 가장 완전하게 결합하신 분으로서 그분 마음은 아드님의 마음을 가장 완전하게 드러내셨습니다. 성모 성심은 인간의 죄로 고통받는 예수 성심과 일치하고 아드님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면서, 우리에게 모성적 자애를 끝없이 베푸십니다. 이런 연관성으로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은 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 날 지내게 됩니다. [2023년 6월 11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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