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조부모와 노인의 날, 우리 모두를 위한 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던 2021년 ‘조부모와 노인의 날’(World Day for Grandparents and the Elderly)을 제정하셨습니다. 올해로 3번째 맞이하는 이 기도의 날은 교회의 소중한 희망이자 표징인 젊은이와 노인이 서로를 위한 만남과 기도를 통해 인류 가족의 유대를 증진하고,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연결하고자 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계획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날입니다. 특히, 올여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릴 세계 청년대회를 앞두고, 교황님은 젊은이들에게 조부모와 혼자 사는 노인을 찾아뵈라고 힘주어 권고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늙어서도 열매를 맺으리라”(시편 92[91],15).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 미칩니다”(루카 1,50). 이 성경 구절들은 올해까지 ‘조부모와 노인의 날’ 교황 담화문의 제목입니다. 얼핏 보기에, 이 성구와 담화문들은 모두 조부모와 노인만을 대상으로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부모와 노인’이라는 대상을 ‘젊은이’ ‘장애인’ ‘가난한 이’ 같이 다른 대상으로 바꾸어도 의미는 똑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노인을, 그리고 젊은이, 장애인, 가난한 이를 유기하거나 그들을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조부모와 노인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전철역마다 교통약자를 위해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빗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는 교통약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여러 이유로 그것을 이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약자를 위한 배려는 그들만을 위한 혜택으로 그치지 않고, 결국 우리 사회의 모든 이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무질서한 착취로 인류 가족과 우리 공동의 집이 위협을 받는 오늘날, 특별히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주님의 자비가 내려 우리 모두 “온유함의 혁명”(제2차 조부모와 노인의 날 교황 담화문)을 이뤄내는 하느님 백성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 7월 23일(가해) 연중 제16주일(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의정부주보 8면, 김청렴 도미니코 신부(선교사목국 노인사목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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