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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교적 대화7-14: 오직 성경이라고?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3 조회수311 추천수0

호교적 대화 (7) ‘오직 성경’이라고? (1)

 

 

천주교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에 젖어 있는 타 종교인들과의 대화를 위하여 가상 대화 형식으로 꾸몄으며, 주로 서한규의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서울, 게쎄마니, 2012)를 참고하였다.

 

비신자 : 개신교에서 ‘오직 성경’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천주교인 : 오직 성경만이 구원을 위한 신앙의 유일한 규범이라는 의미이겠지요.

 

비신자 : 어디에 근거해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인가요?

 

천주교인 : ‘오직 성경’의 근거라고 하는 구절을 보면, 1코린 4,6. 묵시 22,18-19. 마태 5,17. 2티모 3,16. 마태 15,5-6 등이 있지만, 어떤 구절에도 ‘오직’이라는 말은 없는데, 해석을 그런 식으로 유도하려 하지요.

 

비신자 : 예수님이 활동하실 때 성경이 있었나요?

 

천주교인 : 구약 성경은 있었지만, 신약성경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한참 후에나 기록되게 되니, 아직 있지도 않은 성경에다가 ‘오직 성경’이라는 말을 붙인다는 것도 어불성설이지요.

 

비신자 : 사도 바오로가 ‘성경’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인용도 하지 않았나요?

 

천주교인 : 사도 바오로의 표현을 보면, “사실 성경에도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1코린 1,19).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1코린 2,9).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1코린 3,19). “성경에 미리 기록된 것은 우리를 가르치려고 기록된 것입니다.”(로마 15,4) 등. 그 외에도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욥기를 인용하고 있지요. 여기에서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기록된 성경은 모두 구약 성경을 말하고 있습니다. 코린토 서간이 기록될 시기(A.D. 55-57)에 신약성경은 아직 대부분 기록되지 않았고, 또한 사도 바오로가 자신의 서간을 성경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비신자 : 사도 바오로가 ‘성경’이라는 표현을 쓸 때도 신약성경은 완성되지도 않았군요. 더구나 자신의 편지가 성경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때이군요. 개신교에서는 묵시록 22장 18~19절에 들어 있는 ‘이 책’이라는 표현이 성경 66권을 가리키며, 여기에서 무엇을 보태거나 빼면 안 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천주교인 : 묵시록 집필 연대를 살펴봐야 합니다. 집필 연대를 A.D.95∼110년 사이로 볼 때,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전체를 가리킨다고 하면 모순이 생깁니다. 2세기 후반으로 알려지는 신약성경의 목록인 ‘무라토리 목록’에는 신약성경이 22권뿐입니다. 신약성경이 27권으로 확정되는 것은 A.D.397년 카르타고 교회회의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묵시록에 나오는 ‘이 책’이라는 표현이 300년 후에나 완성될 신약성서 전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겠어요.

 

비신자 : 듣고 보니 성경이 확정되는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8) ‘오직 성경’이라고? (2)

 

 

비신자 : 개신교는 성경이 66권이고 천주교는 성경이 72권인데 어떻게 이런 차이가 생겨날 수 있나요?

 

천주교인 : 성경의 권수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하여 ‘이것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저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아니다.’라고 판정을 내려, 넣고 빼고 했다는 말이지요.

 

비신자 : 누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하여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나요?

 

천주교인 : 사람이 아무리 똑똑해도 하느님의 말씀이다, 아니다를 판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요. 그래서 성경을 정식으로 확정하는데 권위를 가진 유권해석자는 교회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비신자 : 구약성경이 처음부터 책으로 만들어졌나요?

 

천주교인 : 애초부터 하느님의 말씀이 성경이 되리라고 예상하고 쓴 것은 아니지요. 이스라엘 백성과 하느님과는 수백 년의 체험 사건들이 있었고, 이것을 종교 지도자들이 조금씩 써놓은 것들이 있었어요.

 

비신자 : 그러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저자도 한둘이 아니겠네요?

 

천주교인 : 그렇지요. 구약성경은 거의 천 년에 걸쳐서 수백 명이 글을 썼다고 보아야지요. 그러니 지금처럼 묶여진 하나의 성경이 아니라, 당시에는 낱권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내려왔겠지요. 그냥 거룩한 문서들이라고 불리며 내려오는 것들도 있었지요.

 

비신자 : 그 옛날에는 종이가 없었는데 어떻게 기록되었나요?

 

천주교인 : 그 당시에 양피지 두루마리가 가장 튼튼한 종이 구실을 했지요. 양가죽이 워낙 비쌀 뿐만 아니라, 부피도 엄청나게 클 수 밖에 없어서 구약성경 전체를 양피지에다 써서 보관하려면 큰 방이 필요할 정도지요. 그러니 지파마다 회당마다 가지고 있는 구약 성경 권수(卷數)가 다르고 일률적으로 같은 개수의 구약성경을 가질 수도 없었어요.

 

비신자 : 어떻게 구약성경이 하나의 책으로 엮어졌나요?

 

천주교인 : 예수님이 오시기 300년 전에 알렉산더 대왕이 대제국을 이루면서 그리스어가 오늘날의 영어처럼 세계 공통어가 되었어요. 해외 유대인들이 히브리어를 점차 잊어버리게 되면서 그리스어 성경이 필요했어요. 해외 유대인들의 요청에 따라, 이스라엘 12지파에서 6명씩 뽑힌 번역가들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성경을 히브리어에서 그리스어로 번역하였어요. 이런 작업이 예수님이 오시기 250년 전에 시작되었지요.

 

비신자 : 72명이나 동원되었으니, 당시로서는 최대의 번역 작업이었겠네요.

 

천주교인 : 이때 번역된 성경을 “셉뚜아진따”라고 하는데 ‘70’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이 성경을 “70인역”이라고 부릅니다. [2023년 9월 10일(가해) 연중 제23주일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9) ‘오직 성경’이라고? (3)

 

 

비신자 : 70여 명이 번역하는 구약성경이 언제쯤 완성되나요?

 

천주교인 : 대개 예수님 오시기 150년 전에는 번역이 되었다고 봅니다.

 

비신자 : 이 “셉뚜아진따”(70인역) 성경의 중요성은 어디에 있나요?

 

천주교인 : 예,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한마디로 70인역성경은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한 성서라는 것입니다. 고대 히브리어 성경은 모음이 없어서 읽기도 어려웠고, 그 당시 해외인들과 유대인들이 섞여 살았기 때문에 유대인들도 거의 70인역성경을 쓰고 있었지요. 예수님과 사도들만이 70인역성경을 쓴 것이 아닙니다.

 

비신자 : 예수님 시대에 일반적으로 읽은 성경이 70인역성경이군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개신교에서는 구약성경이 39권뿐인가요?

 

천주교인 : 역사적인 과정이 있어요. 서기 70년대에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유대 나라가 없어집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90년에 얌니아에서 회의를 열고, 이 비극의 원인을 그리스도교에다 뒤집어 씌웁니다. 이들은 얌니아 회의에서 그리스도교를 완전히 배척하기 위해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한 70인역성경을 폄훼해버리고, 히브리어로 기록된 것만을 성경이라고 주장하고, 그리스어로 쓰인 7권을 배척한 것이지요.

 

비신자 :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반감으로 그런 결정을 했네요.

 

천주교인 : 그렇습니다. 그런데 개신교에서 유대교가 결정한 구약성경목록을 받아들여서 39권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개신교가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자기들이 배척한 그리스어 성경 내용들에는 예수님과 사도들이 인용한 문장이나 뉘앙스가 많다는 것입니다(참고, 서한규, 364쪽-369쪽).

 

비신자 : 예수님을 믿는 개신교에서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한 70인역 성경을 배척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천주교인 : 예, 그렇지요.

 

비신자 : 개신교에서는 누가 구약성경에서 7권을 삭제했나요?

 

천주교인 : 마르틴루터, 칼뱅과 츠빙글리 등 소위 종교개혁자들이 1,500년이 넘게 교회에서 사용해 오던 성경에서 7권을 삭제한 것이지요. 그 후에는 경전성이니 영감성이니 하는 이유를 붙였지만, 결국은 히브리어 사본은 없고, 그리스어 사본만 있기 때문에 성경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비신자 : 개인이 그럴 권한이 있나요? 7권에 대한 히브리어 성경은 전혀 없나요?

 

천주교인 : 아니요. 1947년 2월에 사해 서쪽 해안 절벽 동굴에서 베드윈족 소년이 두루마리를 발견하는데, 에스테르기와 마카베오 2서를 제외한 44권의 히브리어 사본, 아람어 사본, 그리스어 사본이 발견됩니다.

 

비신자 : 유대교와 개신교가 깜짝 놀랐겠네요! [2023년 10월 8일(가해)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10) ‘오직 성경’이라고? (4)

 

 

비신자 : 1947년 사해 서쪽 절벽 동굴(일명 꿈란)에서 구약성경 사본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겠어요?

 

천주교인 : 그렇지요. 성서학계에서는 지난 세기의 발견 중 가장 경이로운 발견이었지요. 서기 90년에 있었던 얌니아 회의에서 유대 지도자들은 히브리어 사본이 없다는 이유로 7개의 구약성경을 지워버렸지요. 또 이를 답습하여 개신교도 유대교를 따라 7개의 구약성경을 빼버렸지요. 그런데 빼버린 것 중에 마카베오 2서를 제외하고, 6개의 히브리어 성경이 발견된 것이지요.

 

마카베오 2서를 특히 개신교에서 배척하는 이유는 연옥 교리 때문이지요. 전사한 이들의 구원을 위해 마카베오가 위령기도를 한 부분은 연옥을 증거하고 있지요.

 

비신자 : 그야말로 성서학계에 일대 혁명이었네요?

 

천주교인 : 세계사를 뒤흔든 발굴이라고도 하지요. 그때까지는 유대교, 개신교가 천주교에 압박을 가하는 형국이었으나, 이 사본들의 발견 이후로는 완전히 역전되어 개신교 주장은 폐기되었지요.

 

비신자 : 그리스 사본이 나타나지 않았을 시대에도,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사용했던 70인역성경을 채택한 천주교가 올바른 선택이었네요.

 

천주교인 : 결국 히브리어 성경이 발견되어서 그 논쟁은 종식되었지만, 만일에 발견이 안 되었다 하더라도 예수님을 믿는 종교라면 당연히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한 성경을 채택해야 마땅하지요. 그런 면에서 개신교가 유대교의 선택을 따라간 것은 뼈아픈 실책이었다고 보여져요.

 

비신자 : 그리스어 사본밖에 없었던 이 7권이 우리나라 성경에서는 어떻게 되었나요?

 

천주교인 : 잘 아시다시피 개신교와의 공동번역성서에서는 구약성경 뒤에 ‘제2 경전’이라고 따로 표기되어 나왔었어요. 그러나 천주교가 단독으로 번역한 ‘성경’에는 ‘제2 경전’이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7권도 당당히 성경으로 똑같이 표기되고 있지요.

 

비신자 : 예수님과 제자들이 보던 성경으로 제자리매김 했네요. 이제는 히브리어 사본이 없어서 성경이니 아니니 라는 논쟁은 없겠어요.

 

천주교인 : 유다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70인역성경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는다는 개신교가 천주교에서 가르치는 교리를 부정하기 위해 예수님과 사도들이 사용한 70인역성경을 히브리어 사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 큰 모순이 아닐 수 없지요. [2023년 10월 22일(가해) 연중 제29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전교 주일)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11) ‘오직 성경’이라고? (5)

 

 

비신자 : 신약성경의 처음 출현은 어떠했나요?

 

천주교인 : 최초의 신약성경의 출현은 50년 혹은 51년의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1서’ 라고 봅니다. 최초의 복음서는 마르코복음서로 보는데, 학자에 따라서는 시간 간격이 너무 심하지만, 대개 제1차 유다 독립전쟁 후인 66년 이후라고 추정하지요. 그래서 대부분이 신약성경은 서기 50년에서 100년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여깁니다.

 

비신자 : 성경의 필요성은 무엇이었나요?

 

천주교인 : 사도들이 하나, 둘 순교하게 되고, 재림은 늦어진다고 생각되며, 교회 공동체는 점점 퍼져가고 하니,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을 기록하여 후대에 전할 필요성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 지요.

 

비신자 : 그러나 당시는 정보통신 수단도 없고, 거리가 멀어서 공통된 성경을 갖는다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 같은데요.

 

천주교인 : 그렇습니다. 지중해 연안에 여기저기 공동체가 형성되는데 사도들의 편지나 가르침의 문서들이 달랐고, 또 거리가 멀다 보니 교류도 어려웠지요. 교파에 따라서는 어느 복음서나 어느 서간만을 성경으로 주장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2세기 말경에 이레네오 성인이 4복음서와 바오로 서간 13개를 포함하여 모두 23권을 성경으로 열거하지요. 여기에는 ‘헤르마스의 목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비신자 : 무라토리 정경은 어떤 것인가요?

 

천주교인 : 18세기 초에 밀라노 무라토리 주교가 발견한 것으로 교회사에 처음 나타난 신약성경 목록이지요. 이 무라토리 목록은 서기 170년경 로마에서 기록된 목록인데, 현재의 신약성서 27권 중에서 베드로1·2서, 야고보서, 요한 3서, 히브리서가 빠진 22권이 나옵니다.

 

비신자 : 그러면 신약성경 27권이 완벽히 나오는 목록은 언제부터인가요?

 

천주교인 : 3세기 초 오리게네스는 21권만을 정경으로 인정했어요. 그러다가 367년 성 아타나시오의 부활절 서간에서 비로소 27권이 정경 목록으로 나옵니다. 당시에 정경과 위경이 100권이 넘었는데 오랜 세월 교회 공동체들의 전통과 회의를 통해 정경을 가려낸 것이지요.

 

비신자 : 천주교회가 신약성경을 27권으로 확정하는 공식회의는 언제였습니까?

 

천주교인 : 27권의 문서를 성경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382년 로마 교회회의와 397년 카르타고 교회회의 때입니다. 천주교는 무려 300년 동안 교회 공동체들에서 성경 목록을 고심하며 결정해 왔습니다. 개신교는 이 결정을 그대로 따라서 현재 신약성경이 27권인 것이지요(참고, 서한규, 326쪽). [2023년 11월 12일(가해)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12) ‘오직 성경’이라고? (6)

 

 

비신자 : 앞에서 말씀하신 위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천주교인 : 유명한 신약 복음서 위경은 다음과 같아요. 나자렛인들의 복음서, 히브리인들의 복음서, 이집트인들의 복음서, 베드로 복음서 단편, 진리의 복음서, 필립보의 복음서, 토마스 복음서, 야고보 원복음서, 니코데모 복음서, 바르톨로메오 복음서, 마리아(막달레나) 복음서, 요셉 복음서, 아람인 복음서, 바실리데스 복음서, 에비오나이트 복음서, 마리아 탄생의 복음서, 위마태오 복음서 등이 있어요(서한규, 327∼328쪽)

 

비신자 : 행전들의 위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천주교인 : 행전들의 위경에는 안드레아 행전, 마티아 행전, 안드레아와 바오로 행전, 요한 행전, 바오로(와 테클라) 행전, 베드로 행전, 베드로와 열두 사도 행전, 필립보 행전, 토마스 행전, 바오로 행전, 바르나바 행전, 야고보 행전, 타대오 행전, 아고보의 순교, 프로코로가 쓴 요한 행전, 순교자 행전, 마태오의 행전과 순교, 베드로의 수난, 베드로의 설교, 시몬과 유다 행전 등이 있어요.

 

비신자 : 묵시록과 서간들의 위경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천주교인 : 야고보 묵시록, 논쟁자 토마스의 책, 구세주의 대화, 사도들의 서간, 필립보에게 보내는 베드로의 서간, 예수와 요한의 대화, 엘리야 묵시록, 베드로 묵시록, 바오로 묵시록, 스바니야 묵시록, 토마스 묵시록, 이사야 승천기, 바오로와 세네카의 서간, 위 티도의 서간, 라오디케이아인들에게 보낸 바오로 서간, 사도 서신, 코린토 3서, 바르나바 서간, 렌투르서 서간 등이 있어요.

 

비신자 : 위경들이 이렇게나 많아요?

 

천주교인 :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 그 이후 교회 지도자들은 각지에 설립된 교회들을 지도하기 위해 가르침이나 지침 등을 편지로 보내고 또 필사해서 나누고 했지요. 그중에 일부가 서간이 된 것이지요.

 

비신자 : 그렇게 많은 양의 글이 있다면, 그 당시의 교회마다 가지고 있는 글들이 제각각이지 않겠어요?

 

천주교인 : 사실 그랬어요. 우선 교통이나 통신이 불편했으니, 각각 교회마다 중요시하는 서신이나 가르침의 글들이 달랐겠지요.

 

비신자 : 저자들은 어떤 이들이었나요?

 

천주교인 : 위경의 저자들은 제목에 붙여진 이름이 본인인 경우도 있겠지요. 그러나 권위 있게 보이려고 위대한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아요.

 

비신자 : 위경(僞經)이라는 말 그대로 내용이 거짓인가요?

 

천주교인 : 부분적으로는 성경과 일치하거나 중복되는 부분도 있고, 문맥상 성경적인 내용들이 있기도 해요. 어떤 책은 전체적으로 과장되거나 비성경적인 내용이 들어 있기도 해요. 당시에 유행하던 영지주의적인 내용의 책들도 있어요.

 

비신자 : 그러니 권위 있는 교회의 정경(正經) 선별 작업이 필요했군요. [2023년 11월 26일(가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13) ‘오직 성경’이라고? (7)

 

 

비신자 : 개신교에서 말하는 ‘오직 성경’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천주교인 : 오직 성경만이 구원을 위한 신앙의 유일한 규범이라는 뜻이지요. 개신교에서는 1코전 4,6(‘기록된 것에서 벗어나지 마라’ 한 가르침을)과 요한 묵시록 22,18-19(누구든지 이 예언의 책에 기록된 말씀 가운데서 무엇을 빼면)을 근거로, 또 마태 5,17(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를 폐지하러 온 줄로)와 2티모 3,16(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으로) 등의 구절을 근거로 삼고 있어요.

 

비신자 : 성경만이 유일한 규범이라는 성경 말씀이 있나요?

 

천주교인 : 전혀 없습니다. 개신교에서는 마태 15장을 예로 들며 예수님께서 모든 전통을 단죄하였기에 천주교가 전통을 지키는 것은 비성경적이며 예수님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요. 정확한 표현이 필요해요. 잘못된 유대인의 전통을 비난하시지만, 개신교에서는 여기에 ‘모든’이라는 단어를 살짝 넣어 성전을 포함하여 ‘모든 전통’이 나쁜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어요. 이것은 희망 사항일 뿐이지요. 이런 경우가 많아요.

 

비신자 : 1코전 4,6의 “기록된 것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천주교인 : 코린토 서간이 기록된 것이 서기 55년∼57년으로 볼 때, 그 당시는 신약성경은 한 권도 없었고, 그 당시에 정경이라면 모세 5경과 예언서와 시편이었지요. 성경에 추가적인 가르침이 허용될 수 없다는 뜻이라면 개신교 성경은 그 당시까지 인정된 율법서와 예언서와 시편 14권뿐이어야만 하지요.

 

비신자 : 개신교에서도 알고 있나요?

 

천주교인 : 유학을 다녀온 성서학자인 목사들도 있고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목사들도 있는데 이 사정을 모를 리가 없지요. 모두 구약은 히브리어로, 신약은 그리스어로 공부를 했을 터인데, 개역성경을 포함하여 어느 성경, 영어나 독일어나 그리스어나 그 어느 성경에도 ‘오직 성경’이라는 구절은 없어요. 마르틴 루터가 처음 번역한 독일어 성경에 ‘오직’이라는 말을 슬며시 넣었다가 많은 비판을 받고 곧바로 삭제한 경우는 있지만, 현재 ‘오직 성경’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어요.

 

비신자 : ‘오직 성경’이라고 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을까요?

 

천주교인 : ‘오직 성경’이라면 신약성경이 없던 시기, 즉 사도들로부터 4세기 후반의 신앙인들은 신앙의 규범이 없어서 구원받지 못했다는 역설이 성립되지요. 또 개신교 논리에 따르면, 4세기 후반에서 1500년대까지 무엇을 보탠 성경을 사용했으니 잘못된 신앙 규범 때문에, 구원받지 못했다는 역설에 이르게 되지요. 이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비합리적인 주장으로 마르틴 루터가 세운 신학적 가설에 불과합니다(참고, 서한규, 235쪽). [2023년 12월 24일(나해) 대림 제4주일 청주주보 4면]

 

 

호교적 대화 (14) ‘오직 성경’이라고? (8)

 

 

비신자 : ‘오직 성경’이라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천주교인 :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과 사도들에게 지금과 같은 신약성경이 있었나요? 없었지요. 신약성경은 서서히 기록되고 또 지방마다 교회마다 가지고 있는 성경도 제각각이고 통일이 안 되었지요. 초대 교회가 회의를 통하여 현재의 신약성경으로 규정하는 데 3∼4세기의 세월이 걸렸어요. 그러면 예수님이 신앙의 유일한 규범인 성경도 없이 당신 교회를 400년 가까이 존속하도록 하신 건가요?

 

비신자 : 성경도 교회가 정한 것이군요?

 

천주교인 : 하느님의 말씀을 개인이 정할 수가 있을까요? 유권해석은 권위를 가진 교회가 하는 것이지요.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경전임엔 틀림없지만, 거룩한 전승(성전)으로 존재해 왔던 하느님의 계시와 가르침을 일부 문자화한 것이기에 성경만을 신앙의 유일한 규범으로 삼아 거룩한 전승(성전)을 무시하는 행위는 성경의 출처를 무시하는 것이기에 성경 자체까지도 무시하는 결과가 됩니다.

 

비신자 : 성경이 절대 진리이신 하느님의 말씀인데, 성경만이 절대 진리이신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군요?

 

천주교인 : 그렇지요. ‘성경만이 하느님의 말씀이다.’라는 구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애매모호한 구절로 증거를 대려고 하지요.

 

비신자 : 그러면 사도 바오로의 ‘기록된 성경’이라는 표현은 구약성경을 가리키겠네요?

 

천주교인 : 사도 바오로는 이 글이 나중에 성경이 되리라고 생각하며 편지를 쓴 적이 없어요. 또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도 쪽지 형태로 이 교회 저 교회 등에 전해질 수는 있었어도 한 권의 책으로 형성되려면 아직 세월이 더 필요한 때였지요. 그러니 사도 바오로의 ‘기록된’, ‘성경’ 등의 표현에 해당하는 것은 모두 구약성경이지요.

 

비신자 : 성경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표현이 있나요?

 

천주교인 : 대표적인 예가 요한 21, 25절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성경에 예수님의 말씀이 다 담겼다고 볼 수 없음이 이보다 더 확실히 말해주는 구절이 없을 것입니다. 또 성경학자들에 의하면 사도 바오로의 서간이 두 개나 더 있다고 합니다. 라오디케이아 서간(콜로 4,16)과 “내가 여러분에게 쓴 편지에서 음란한 사람들과 사귀지 말라고 했지만”(1코린 5,9)이라는 구절이 들어간 서간이 없습니다. 혹시 앞으로 발견이 될지도 모르지요.

 

비신자 : 이런 말씀들이 거룩한 전승(성전)이 있음을 더 뒷받침해 주는 것 같습니다.

 

천주교인 : 위의 요한복음 성경 구절을 보더라도 성경 안에 예수님의 모든 말씀이 다 담겨있다고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지요. [2024년 2월 4일(나해) 연중 제5주일 청주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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