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9. 교회 시대의 기도 ① (「가톨릭교회 교리서」 2623~2625항)
기도를 통해 얻게 되는 천상 은총과 진리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향 나자렛에 가셔서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아온 예수가 그렇게 변할 수 있음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표징을 보이지 않으신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마태 13,54)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확 바뀔 수 있음을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예수님은 “예언자는 어디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태 13,57)라며 한탄하십니다. 사실 그들이 지혜와 기적의 힘을 보고도 믿지 못한 이유는 ‘기도의 힘’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우리를 완전히 변화시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통해 성령을 받으시고 광야에서 모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유혹을 이기시고 완전한 사랑이 되셨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구약의 기도 시대를 넘어 신약의 기도 시대를 살게 되었습니다. 구약의 기도 시대는 그리스도가 배제된 기도였습니다. 신구약을 막론하고 기도의 목적은 율법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다만 신약의 놀라움은 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지는 은총과 진리 덕분으로 율법을 지키게 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율법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 13,10) 요한 복음사가는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요한 1,17)라고 말합니다. 예수님 이전에는 온전한 진리와 은총이 주어지지 않았기에 하느님도 이웃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은총과 진리는 나자렛 사람들이 예수님을 통해 본 기적의 힘과 천상 지혜입니다. 사랑은 마치 포도송이처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붙어 있을 때 완성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성령과 같은 수액이 아니면 어떤 열매도 맺을 수 없습니다.(요한 5,5 참조)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 이후의 기도는, 사랑을 완성해주는 은총과 진리를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께 받는 시간입니다. “교회의 기도는 성체성사로 양육”(2624)되는데, 성체성사는 성령의 힘으로 주어지는 ‘은총’입니다. 또한 성령께서는 “교회를 온전한 진리로 인도하십니다.”(2625) 성령 덕분으로 교회가 “진리의 기둥이며 기초”(1티모 3,15)가 되는 것입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을 연 한 국내 기업가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그는 국내에서 얻기 힘들었던 투자나 노하우를 다른 나라에서 구해야만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외부에서 지혜와 힘을 받아들이는 노력으로 국내에 새로운 가치를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약의 기도도 그리스도를 통해 받게 되는 천상의 지혜와 은총의 힘으로 기적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합니다. 마더 데레사나 이태석 신부와 같은 분들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도를 통해 지상을 넘어 천상의 지혜와 은총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통해 위로부터 오는 은총과 진리로 새로 태어난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기도하는 이는 그리스도의 천상적 지혜와 힘을 받아 자기를 완전한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 세상을 놀라게 할 십자가와 부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가톨릭신문, 2023년 8월 13일,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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