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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학이 뭡미꺼?: 칠성사와는 또 다른 성사를 아시나요? 구원의 보편 성사 교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03 조회수275 추천수0

[신학이 뭡미꺼?] 칠성사(七聖事)와는 또 다른 성사를 아시나요? ‘구원의 보편 성사’ 교회

 

 

교회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962년 로마에 많은 교부(敎父)들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서로 열띤 토론과 논쟁 후, 신학적이고 교회론적인 해석을 토대로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인류의 빛, Lumen gentium)」 첫 항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다.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이다.”(1항)

 

이 가르침을 풀어서 말씀드리면, 구원은 예수님을 통해 사람과 하느님이 결합하고, 사람과 사람이 예수님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그 일치를 세상에 드러내고 또 그 일치를 이룩하는 도구라는 의미입니다. 결국 교회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눈에 보이게 세상에 드러난 것으로서,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예수님을 통해 주신 선물이라는 말입니다. 이로써 교회는 ‘구원의 보편적 성사’(「사목헌장」 45항)로 이해되어 집니다.

 

이점에서 하나의 의문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곱 가지 성사(七聖事) 이외에 추가로 ‘교회라는 8번째 성사가 있는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본래 ‘성사(聖事, Sacramentum)’는 세상 구원을 향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세상 안에서 드러나는(보고 느낄 수 있도록 감각적, 상징적으로 표현한) 거룩한 구원의 표지입니다. 그리고 이 성사의 은총으로 인간은 거룩하게 되고 하느님을 공경하며 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드러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러니 교회는 세상과 단절, 분리, 그리고 세상에서 도피하는 구원의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드러내야 하는 표징이자 도구라는 것입니다. 또 우리는 보이는 표징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능력을 은총으로 받았기에, 이 성사적 표징은 신앙을 이해하고 교회의 본질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교회 안의 7성사가 주로 하느님의 은총과 관련한 것이라면, 교회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따른 도구라는 측면에서 구원의 보편적 성사라는 것입니다.

 

공의회는 교회가 무엇보다 신비이고, 이 신비는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당신과 사람 사이에, 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 주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라고 가르쳤습니다. 이 일치가 세상에 드러나는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백성’이요, ‘신앙의 공동체’인 교회가 구원의 보편 성사이기에, 이제 우리가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각자 구원의 성사 역할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즉, 각자가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 구원의 믿음을 갖고 자기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사적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바로 내 삶이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의 표지가 되어,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삶, 겸손과 온유의 삶을 통해 내가 받은 사랑과 은총을 선포하고 증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 구원 사명’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 공동체에게, 아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 공동체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1-3)

 

[2023년 9월 3일(가해) 연중 제22주일 가톨릭마산 3면, 변종원 요셉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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