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이 뭡미꺼?] 신자 여러분, 신앙생활 잘(?)하고 계신가요?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잘 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한 번쯤 스스로 그 답을 찾아보아야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신앙’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신앙은 은총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3항) 다시 말해 ‘신앙’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주어진 것’이며, 그 은총에 대한 응답으로 ‘신앙’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하늘에서 먼저 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습니다(요한 3,27 참고). 따라서 신앙생활이란,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은총에 응답하며 그 은총에 합당하게 성심성의껏 사는 생활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은총으로 시작된 복된 신앙생활이지만, 우리는 안타깝게도 인간적 나약함과 현실적 어려움, 무엇보다도 경제적 어려움들로 인해 신앙에 대한 불신이나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런 불신과 의문으로 약해지고 흔들려진 믿음은 마침내 온전한 신앙생활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신앙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보다 신앙인으로 잘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신앙은 반드시 항구함이 요구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62항 참조). 예수님께서도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루카 22,32), 끝까지 신앙을 지켜 구원에 이르도록 당부하셨습니다(마태 10,22 참조). 그렇다면 은총으로 시작된 복된 신앙생활을 어떻게 항구이 지켜 나갈 수 있을까요?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으로 우리 교회는 ‘기도와 성사’에 올바른 자세로 임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697, 1134). 주위의 많은 분들이 ‘기도’의 어려움을 토로하십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힘들지만, 하고자 한다면, 잘할 수 있다’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1테살 5,17참조) 그렇게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산다면, 우리가 하느님을 직접 만나는 ‘성사’에 소홀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성체성사’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 되기 위해 오시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기 위해 우리가 정성 가득한 마음으로 만나는 은총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331 참조). 만약 우리가 하느님의 축복을 받기 원한다면, 또 하느님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여 살기를 원한다면, 하느님 자신이요, 하느님의 아들을 맞아들일 준비에 지금보다는 더욱 정성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 성사에 올바르게 참여하는 방법은 우리가 봉헌하는 매 미사에 성실하게 준비된 마음으로 오는 것입니다. 기도와 성사,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성경’을 자주 읽고, 하느님의 말씀을 자주 되새기고, 삶을 위한 지침으로 삼으며,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고, 서로 신앙으로 격려하고, 언제라도 하느님께서 부르시면 “예, 여기 있습니다.”(창세 22,1) 하고 응답할 수 있는 자세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신앙생활은 그 자체로 귀찮거나 짐스러운 것, 힘들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생활입니다. 우리 각자의 삶에 기쁨과 슬픔, 고난과 위로, 현세의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으로 뒤덮인 십자가가 영원히 없을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에게는 그 모든 멍에는 편하고 가벼울 수가 있습니다(마태 11,30 참조). 이 세상이 주는 잠깐의 만족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삶을 기쁘고 보람되게 살아가시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3년 11월 5일(가해) 연중 제31주일 가톨릭마산 3면, 변종원 요셉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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