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주님 세례 축일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축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1월 6일) 다음에 오는 주일에 지내는데, 주님 공현 대축일을 1월 2~8일 사이 주일에 지내고 그날이 1월 7일이나 8일일 경우에는, 다음날인 월요일에 지냅니다. 2024년 주님 세례 축일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부터 교부들은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구원 역사의 중요한 순간으로 보았습니다. 세례 때, 하늘에서 들려온 성부의 음성은 그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잉태 순간부터 충만하였던 성령은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예수님께서 ‘기름부음받은이’(메시아)의 직무를 수행하는 모든 순간에 함께하였습니다. 이날 독서로 봉독되는 이사 42,1-4.6-7은 ‘주님의 종 첫째 노래’의 일부인데, ‘메시아의 도유와 파견’을 암시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메시아의 도유와 파견에 관한 주제는, 주일일 경우 제2독서로 봉독되는 사도 10,34-38(사도 베드로의 설교)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여러분은 (…)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도 알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위의 내용들은 이날 감사송에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언어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요르단강에서 새로운 세례의 신비를 드러내시고, 하늘의 소리로 주님의 말씀이 사람들 가운데 계심을 믿게 하셨나이다. 또한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종 그리스도에게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나이다.” 이제 주님 세례 축일로써 주님 성탄 대축일부터 시작된 성탄 시기가 끝이 나고, 다음날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됩니다. 이 축일에 이어지는 주간은 연중 제1주간이 됩니다.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를 씻는 세례를 받으신 일은 죄로 물든 인간과 맺은 유대 관계를 드러내는 사건이었습니다. 공생활을 시작하는 장엄한 순간, 세례를 통해 당신을 낮추시는 겸손과 죄인을 향한 연민을 보여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연중 시기를 새 마음으로 맞이합시다. [2024년 1월 7일(나해) 주님 공현 대축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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