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주보(主保) 성인 주보 성인은 하느님 앞에서 신자 개인 또는 한 공동체를 중재하고 보호하는 수호자로 정한 성인입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성인 성녀 중 각자 공경하는 분을 정해 주보로 모시고 특별한 보호를 청하면서 그 모범을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세례성사 때, 자신이 공경할 성인 성녀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받습니다. 때로는 삼위일체 하느님, 예수님의 생애나 이름, 성령, 성모님의 칭호, 천사의 이름을 붙이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주보 성인을 모시는 신학적 근거는 ‘모든 성인의 통공’(2코린 13,13) 교리와 하느님 백성 각자는 예수님 안에서 저마다 고유한 역할을 맡는다는 ‘그리스도의 신비체’(1코린 1,9; 10,16; 12,13) 교리입니다. 교회에서 주보 성인을 정하여 공경한 것은 4세기 초부터입니다. 당시에는 주로 사도나 순교자를 주보 성인으로 정했는데, 특히 순교자의 경우 무덤이나 유해 위에 성당을 지어 봉헌하고 그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다 545년 라벤나 교회를 미카엘 대천사에게 봉헌하면서부터 천사들도 주보가 되었습니다. 순교자를 도시의 주보 성인으로 정해 공경한 최초의 사람은 밀라노의 주교 성 암브로시오(339?~397)입니다. 그는 그 도시에서 순교한 성 제르바시오(Gervasius)와 프로타시오(Protasius)를 386년에 밀라노의 주보 성인으로 선포하였습니다. 이후, 400년경에는 주보 성인의 개념이 여러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주보 성인으로 선정되는 기준이 순교자 유해의 안치 여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점차 느슨해져 나중에는 ‘그 지역과 관련된 성인’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 예로, 밀라노의 주보 성인은 훗날 성 암브로시오로 바뀌었고, 이탈리아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 성 루도비코였으나, 1922년 아르크의 성녀 요안나와 리지외의 성녀 데레사로 정해졌습니다. 우리 교구의 주보 성인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입니다. 예전에는 7월 5일 김대건 신부님의 경축일을 ‘대축일’로 지냈지만, 같은 성인의 축일을 동일하게 두 번 지낼 수 없다는 지침에 따라 9월 20일에만 한국 순교자들 ‘대축일’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7월 5일 미사를 ‘신심(기원) 제1등급’ 곧 대축일 급으로 지낼 수 있게 결정하였고, 우리 교구는 오늘 교구의 주보 성인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의 신심 미사를 주일로 경축 이동하여 성대하게 거행합니다. 참고로, 20년 전 2004년 6월 24일 의정부교구의 설립을 알리는 칙서가 나왔을 때, 이를 주한 교황대사관과 서울대교구에서 공식 발표한 날이 바로 7월 5일이었습니다. 오늘 의정부교구의 주보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의 경축 이동 미사를 봉헌하며 하느님께서 우리 교구의 모든 신자를 끊임없이 축복해주시도록 김대건 신부님께 전구를 청하도록 합시다. [2024년 7월 7일(나해) 연중 제14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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