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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 그리스도인의 거룩함(교회 – 마리아론)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06 조회수36 추천수0

[가톨릭 신학] 그리스도인의 거룩함(교회 – 마리아론)

 

 

그리스도인들은 거룩함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거룩함이란 무엇일까요?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단순한 전율이나 신비로운 각성일까요? 아니면 집단이 느끼는 공감 내지는 고행을 통해 찾은 내면의 초월을 말하는 걸까요? 거룩함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은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신부로 세우신 교회를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교회헌장은 거룩함에 대해 두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 거룩함은 선별적이거나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보편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거룩함이 개인의 수고나 지위로 얻어지는 산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보편적인 선물임을 뜻합니다.(〈교회헌장〉 2장 참조) 둘째, 거룩함은 한순간에 성취되지 않으며 긴 여정 안에서 지속됩니다. 이는 교회의 목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향한 길고 긴 여정의 끝에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니까요.(〈교회헌장〉 7장 참조)

 

이와 같은 특징에도 불구하고 거룩함은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만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성모님을 바라보도록 이야기합니다. 성모님의 삶 자체가 거룩함의 모델이기 때문에 마리아의 신비와 긴밀하게 연결시킵니다.(〈교회헌장〉 8장 참조)

 

“예수님의 어머니께서는 어느 모로든 하늘에서 영혼과 육신으로 이미 영광을 받으시어 내세에 완성될 교회의 표상이 되시고 그 시작이 되시는 것처럼, 이 지상에서 주님의 날이 올 때까지 순례하는 하느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지로서 빛나고 계신다.”(〈교회헌장〉 8장 68항)

 

거룩함의 원천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의 어머니를 통해 아드님의 존재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성모님은 스스로를 앞세우지 않고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승리자이심을 드러내셨습니다. 또한 성모님은 그분의 신부인 교회의 구성원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심으로써, 교회의 가장 훌륭한 전형이자 모범이 되셨습니다.

 

성모님의 삶을 바라봅니다. 그분은 당신 아들의 고난을 스스로의 고통으로 몸소 감내하시어 인간들의 곤경과 어려움을 실존의 신비로 승화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삶을 아드님 영광에 결합하시며 인간 삶의 존귀함도 알려 주셨습니다. 성모님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안에 자리 잡도록 협력하셨고, 참된 삶으로 나아가도록 삶의 모범이 되어주십니다. 이처럼 성모님은 신앙인들의 구원 여정 안에서 거룩함의 인도자이십니다.

 

종교적 심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은 여느 종교적인 감정과는 다릅니다. 우리의 거룩함은 그 소명을 간직한 교회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거룩함은 교회의 본질이며, 모델이신 성모님을 통해 그 본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의 헌신과 요청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그 길 위에서, 거룩함의 소명을 이어 나가야겠습니다.

 

[2024년 8월 4일(나해) 연중 제18주일 서울주보 5면, 전인걸 요한보스코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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