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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18: 하느님의 섭리와 악의 문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06 조회수31 추천수0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18) 하느님의 섭리와 악의 문제

 

 

예비자 교리를 할 때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우리에겐 이미 익숙해 별다른 생각 없이 사용하는 용어가 예비 신자에게는 무척 생소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들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 다루어 볼 ‘섭리’도 그런 용어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느님의 창조는 완결된 상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만물은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궁극적인 완성을 향한 ‘진행의 상태’로 창조되었습니다. 진행의 상태로 창조된 만물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배려를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라고 부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02항). 성경이 전해주는 하느님의 모습은 당신 백성과 늘 함께하시며 돌보시는 분, 심지어 머리카락 하나까지도 세어두신 분으로 하느님의 섭리는 우주적 원리나 커다란 역사적 진행의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이 세상의 모든 부분에 이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03항).

 

그러나 하느님께서 모든 사소한 것까지 돌보시는 분이라고 해서 세상 만물이 그저 꼭두각시처럼 하느님께서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 존재로 창조된 것은 아닙니다. 천지창조 이전부터 이미 계획된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사건에서도 마리아의 응답이 함께 했던 것과 같이 하느님은 당신 계획의 실현을 위해 인간의 협력을 이용하십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06항).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인간이 도리어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반드시 인간에게 복종하도록 만들고자 하는 것과는 달리 위대하시고 선하신 하느님은 당신의 피조물들이 무조건적 복종이 아닌 자유로운 의지로 당신의 계획에 참여하도록 만드셨습니다. 온 땅을 다스릴 책임을 맡게 된 인간은 자유로이 이 세상의 완성을 향한 하느님의 섭리에 참여할 권한을 받았습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의 뜻에 협력하기도 하지만, 인간들은 자신들의 행동이나 기도, 그리고 고통을 통해서도 하느님의 계획에 의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07항).

 

선하신 하느님의 창조와 궁극적 완성을 향해 하나하나 모든 이들을 돌보시는 하느님의 섭리라는 주제에서 제기되는 하나의 문제는 바로 악의 문제입니다. 하느님은 왜 악도 창조하셨는가? 왜 세상의 완성을 향해 이끄시면서 악을 그대로 놓아두시는가? 악의 문제에 대한 답은 사실 어느 하나의 대답으로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창조와 하느님의 섭리라는 주제 아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은 악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세상을 창조하실 수도 있었지만 ‘진행의 상태’로 자유로이 세상을 창조하기로 결정하셨다는 것, 그래서 당신 피조물의 자유를 존중하여 악을 허락하시는 것이며, 하느님의 섭리는 신비로운 방식으로 악에서마저도 선을 이끌어 내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기와 질투 속에 형제를 죽이려고까지 했던 요셉의 형들이 저지른 악을 하느님께서는 요셉이 이집트에서 모든 이를 살리는 자리에 이르는 놀라운 선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창세 45,8; 50,20 참조). 세상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들은 여전히 수많은 악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세상을 만들게 되지만 하느님의 섭리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 작용하여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 내도록(로마 8,28 참조) 세세하게 돌보시며 우리들을 이끌고 계십니다.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교리서 147~155쪽, 302~324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8월 4일(나해) 연중 제18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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