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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신학: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이사 53,5ㄱ)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13 조회수36 추천수0

[가톨릭 신학]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이사 53,5ㄱ)

 

 

이사야 예언서는 ‘유배’라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데, 시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제1이사야(1-39장 / 아시리아 유배), 제2이사야(40-55장 / 바빌론 유배) 그리고 제3이사야(56-66장 / 유배 후 귀환). 이해를 돕기 위해 해당되는 구절 하나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나는 아시리아를 내 땅에서 쳐부수고 내 산들 위에서 짓밟으리라,”(14,25) “내가 바빌론으로 사람을 보내어 빗장을 모두 벗기리니.”(43,14) 그리고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60,1-3)

 

이 중에서 제2이사야는 바빌론 유배를 시대 배경으로 하며, 따라서 ‘누가 이스라엘을 바빌론으로부터 구해주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을 구하시는 분은 근본적으로는 하느님이지만, ‘누가 대리인으로서 그것을 실행하느냐.’라는 것입니다. 제2이사야의 저자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페르시아의 임금 키루스를 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합니다. “주님께서 … 키루스에게 말씀하시니 민족들을 그 앞에 굴복시키고.”(45,1) 키루스는 바빌론을 정복한 후 칙령을 내려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려보낸 왕으로 유명하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보다 흥미로운 점은, 제2이사야의 저자가 키루스 외에 또 다른 대리인을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바로 ‘주님의 종’인데, 이 종이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 방식은 그들의 죄를 대신 짊어져 그들을 죄에서 구하는 것입니다.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 의로운 나의 종은 많은 이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의 죄악을 짊어지리라.”(53,5ㄱ.11ㄴ)

 

제2이사야의 저자가 바라본 이스라엘의 진정한 구원은 단순히 ‘유배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물리적 차원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필요했던 진정한 구원은 그들이 ‘죄에서 해방’되어 다시금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제3이사야가 묘사하는 예루살렘의 새로운 기쁨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죄에서 해방되어 얻게 될 참된 행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65,18) 이처럼 제2이사야가 말하는 주님의 종은 백성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그들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구원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약의 저자들은 이사야서에 나온 주님의 종에 대한 언급을 예수님을 가리키는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지요.(예: 사도 8,32-35; 1베드 2,21-24)

 

이사야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이 지은 죄악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 했던 ‘주님의 종’의 등장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참된 구원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죄의 사슬에서 해방되어, 참된 자유와 기쁨을 누리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2024년 8월 11일(나해) 연중 제19주일 서울주보 5면, 박진수 사도요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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