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성모 승천 8월 15일은 성모님께서 하늘로 올려지심을 경축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승천’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성모님의 경우는 ‘올림을 받으셨기에’(Assumptio), 예수님의 승천(Ascensio)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과거엔 ‘몽소승천’(夢召昇天)으로도 불렸습니다. 성모님의 육신과 영혼의 승천에 관한 기록은 신약성경과 초대교회 문헌에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믿음과 전승은 그리스도교 안에 계속 있어 왔고, 6세기에 들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해, 신학적으로는 대 알베르토(1206~1280),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 보나벤투라(1217~1274), 교황 베네딕토 14세(1740~1758 재위)에 의하여 재확인되었습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이들을 부르셨고, 부르신 이들을 또한 의롭게 하셨으며, 의롭게 하신 이들을 또한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로마 8,30)라는 말씀이 실현된 사건입니다. 곧, 성모님은 신앙과 순종 그리고 헌신적 태도로 하느님 안에 온전히 받아들여져 당신의 삶과 함께 완성에 이르신 분입니다. 성모 승천에 관한 믿음은 전(全) 교회에 확고히 자리 잡았고, 마침내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의 회칙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 (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 ‘교의’(敎義)로 선포되었습니다. 그 핵심 내용은 이렇습니다: “원죄 없으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께서는 지상 생애의 여정이 끝난 다음 그 영혼과 육신이 천상의 영광 안에 받아들여지셨다”(DH 3903). 한국 가톨릭교회의 의무 축일이기도 한 성모 승천 대축일은 유일하게 전야 미사가 거행되는 성모님의 축일입니다. 전야 미사의 본기도에서는 성모님의 겸손, 동정의 몸과 흠 없는 영혼이 누리는 영광을 언급합니다. 이 기도에는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으신 분의 육신이 무덤에 남겨져 부패 될 수 없으며 성모님이 누리는 영광에 우리도 참여하게 되리라는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낮 미사의 감사송도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성모님 승천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여기선 특별히 성모님과 교회의 일치가 강조됩니다: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나이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의 아드님께서 동정 마리아의 몸에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태어나셨기에 주님께서는 마리아의 몸이 무덤에서 썩지 않도록 섭리하셨나이다.” 모든 신앙인은 교회의 표상(表象)인 성모님께서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신비로 하느님 안에 받아들여질 거란 희망을 지닙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거라는 믿음으로 성모 승천 대축일을 기쁘게 맞이합시다. “주님, 구원의 성사에 참여하고 비오니, 하늘에 오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부활의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성모 승천 대축일 낮 미사의 영성체 후 기도). [2024년 8월 11일(나해) 연중 제19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