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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30: 그리스도의 죽음과 저승에 가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30 조회수51 추천수0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30) 그리스도의 죽음과 저승에 가심

 

 

본당 신부로 살아가다 보면 무척이나 다양한 죽음의 상황들과 함께하게 됩니다. 너무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경우부터 100년이 넘는 세월을 사시다 가신 경우까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죽음부터 기나긴 투병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난 경우까지 다양한 분들의 장례를 치르며 느끼는 것은 어느 죽음이든 남겨진 이들에겐 늘 큰 슬픔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그 슬픔 앞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은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것임을 강조하며 믿음이 그들에게 위로가 되길 기도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죽음이라는 떠남으로 인간의 영혼과 육신은 분리되어(가톨릭 교회 교리서 1005항) 지상에 묻힌 육신은 부활의 날을 기다리고 영혼은 사심판을 통해 정화를 거치거나(연옥), 곧바로 하늘의 행복으로 들어가거나(천국), 곧바로 영원한 벌(지옥)을 받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022항). 죄 외에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셨던 예수님께서도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겪으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으로 예수님도 똑같이 인간으로서의 영혼과 육신이 분리되는 죽음을 경험하신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내려지시어 무덤에 묻혀 계시는 사흘의 시간 동안 예수님의 육신은 부활의 날을 기다렸으며 그분의 영혼은 저승으로 가셨습니다.

 

죽음은 인간이 지었던 죄의 결과였고, 모든 것이 끝나는 사건이었지만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그분의 죽음은 아버지의 뜻에 끝까지 순종한 것이었으며, 모든 이들을 구원하시는 죽음으로 가장 큰 사랑을 보여준 죽음이었습니다. 더구나 부활을 통해 육신과 영혼을 다시 결합시킴으로써 스스로 삶과 죽음이 만나는 장소가 되셨으며(가톨릭 교회 교리서 625항) 우리 역시도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희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습니다(1코린 15,20). 이는 그분께서 죽은 이들의 거처인 저승에 가시어 그들과도 함께 하셨음을 의미합니다. 지상 생활을 통하여 인간의 모든 삶에 함께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저승에 가심으로써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과도 함께 하셨던 것입니다. 저승에 가신 예수님을 통하여 그곳에서 해방의 날을 기다리던 죽은 이들에게도 구원의 기쁜 소식이 선포되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32항). 다만 예수님께서 죽은 모든 이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가셨다는 것이 하느님을 결정적으로 거부하여 영원히 구원의 희망이 사라진 지옥에 떨어진 이들도 구하거나 지옥을 아예 파괴하시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33항). 그 누구도 멸망하지 않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구원 의지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끝까지 ‘스스로 거부한’ 이들이 있을 수 있기에 지옥의 존재나 그 영원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033,1035항). 그럼에도 예수님의 죽음은 ‘생명의 주관자’ 이신 분께서 죽음의 깊은 곳까지 내려가시어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악마를 멸망시키고 죽음의 공포에 싸여 살아가던 모든 이들을 해방시키신 것이며, 그분을 믿는 모든 이들은 죽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을 함께할 수 있게 되었음을 우리에게 분명하게 전해줍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35항).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교리서 270~275쪽, 411~424쪽, 624~637항, 1005~1037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10월 27일(나해) 연중 제30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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