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35) 성령의 상징과 선물 성령 강림 대축일이 되면 대부분의 본당에서는 미사 중 성령칠은 카드를 하나씩 뽑습니다. 불이나 비둘기 모양의 카드를 하나하나 오리고 성령칠은 가운데 하나의 은사를 일일이 써넣으며 준비하던 기억도 나고, 학생 때는 공부 잘하는 데 도움이 될 줄 알고 ‘지혜’나 ‘지식’을 뽑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는 업체에서 대량으로 인쇄하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성령칠은과 더불어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하나도 같이 인쇄되어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성령칠은 카드의 모양에서도 그렇고, 교회 미술 안에서도 성령은 불이나 비둘기 모양으로 주로 그려집니다. 하느님의 ‘숨결’,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을 표현하기 위해 성경은 다양한 상징들을 사용합니다. 복음서에서는 예수님 세례 때의 비둘기, 성령 강림 사건에서의 불길 같은 혀의 모양, 니코데모와의 대화에서의 바람과 같은 상징을 볼 수 있으며, 세례 때 부어지는 물이나 세례와 견진에서 인호가 새겨지는 기름부음, 변화시키는 힘으로서의 불, 하느님의 등장이나 영광스러운 변모 때의 구름과 빛, 안수, 하느님의 손가락 등 다양한 상징들이 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94-701항). 다양한 상징들을 통하여 교회는 성령께서 우리를 온갖 악으로부터 보호하여 주시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게 하며,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되도록 변화시키고 정화하여 주신다고 가르칩니다. 태초부터 세상 끝날까지 아버지의 ‘말씀’(성자)과 ‘영’(성령)의 공동 사명은 숨겨진 상태로 계속 활동하고 있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02항). 창조에서 말씀과 숨결(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 창세 2,7)은 모든 피조물의 기원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03항). 성경이 전해주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늘 함께하신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부활로 완성된 구원의 마지막 때에 제자들에게 주어졌고, 마침내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하여 그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나라가 드러나게 하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끊임없이 교회의 활동에 함께하시며 세상을 ‘마지막 때’로,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은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게 하십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731-732항). 성령칠은이나 성령의 열매와 같이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다양한 하느님의 선물을 주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먼저 사랑은 으뜸가는 선물로서 다른 모든 선물을 포함합니다. 이 사랑에서 죄의 용서가 나오며, 하느님과의 관계 회복, 새로운 생명이 주어집니다. 성령칠은도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은사들입니다. 학생 때의 저처럼 세상의 지식, 머리가 좋아져 공부를 더 잘하는 뭐 이런 형태의 은사가 아니라 슬기(지혜), 통달(깨달음, 이해), 의견, 지식, 용기(굳셈), 효경, 경외심(두려워함)이라고 하는 일곱 가지 은사는 하느님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분께 대한 진리를 깨닫게 하며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판별하게 하고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하는 등의 선물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러한 성령의 선물들을 통해 다양한 열매들을 맺을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갈라 5,22-23)라고 하는 아홉 가지 열매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위 순서대로 3개씩 묶어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나 자신과의 관계 안에서 맺는 열매들로 나누어 볼 수도 있습니다. QR코드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이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교리서 300~320쪽, 691~747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4년 12월 1일(다해) 대림 제1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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