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6) 인류의 빛, 「교회헌장」의 이름 - 「인류의 빛」(Lumen Gentium)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 1966년 이탈리아어판 표지
지금까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의 형성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공의회는 제4회기를 마치면서 4개의 헌장과 9개의 교령, 그리고 3개의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공의회의 문헌이 헌장, 교령, 선언으로 구분되는 것은, 문헌의 중요성 곧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문헌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헌을 ‘헌장’(Constitutio)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국가로 치면 ‘헌법’에 해당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발표한 4개의 헌장은 「전례헌장」 「교회헌장」 「계시헌장」 「사목헌장」입니다. 따라서 「교회헌장」을 공부하고 있는 우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가르침 중에서 ‘교회’에 대한 가르침을 배우는 것이고, 앞으로 ‘전례’와 ‘계시’ 그리고 ‘사목’에 관한 공의회의 가르침을 나누는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의 원래 제목은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입니다. 제목 앞부분의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은 일종의 부제(副題)인데, 여기서 “교의”(敎義)란 라틴어 [도그마] (Dogma)를 번역한 것으로 성경(聖經)과 성전(聖傳)에 기초를 둔 ‘믿을 교리’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교회가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권한으로 신자들이 믿도록 가르치는 교리를 가리킵니다. 공의회는 교회에 관한 이 가르침이 ‘믿을 교리’ 곧 ‘교의’임을 ‘헌장’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래 제목 뒷부분에 “인류의 빛”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헌장」의 원제목으로서,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의 이름이 「인류의 빛」이란 것입니다. 이는 교회 문헌의 이름을 본문의 첫 두 단어로 정하는 교회의 관습에 따라, 「교회헌장」 본문 처음에 나오는 두 단어 ‘인류의 빛’(Lumen빛 Gentium인류의)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헌장을 「인류의 빛」, 라틴어로는 「루멘 젠시움」이라고 부릅니다. 약어는 첫 두 글자를 따서 LG로 표기합니다. 이 모든 표현이 지금 우리가 함께 살펴보고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의 이름이니, 교회 서적을 읽을 때 어떤 것이 사용되더라도 모두 「교회헌장」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면 지금까지 공의회에 관한 이야기에 상당히 많은 외국어, 특히 라틴어가 나와서 어려움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요즘 많이 듣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가리키는 용어인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도 라틴어입니다. 모든 외국어를 한글로 잘 번역하면 좋겠지만 어떤 경우는 번역(飜譯)이 반역(反譯)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번역이 어려운 교회 용어에 대해서는 뜻을 충분히 새기면서 직접 외국어로도 익혀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아멘’이나 ‘알렐루야’처럼 말입니다. [2025년 3월 9일(다해) 사순 제1주일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통합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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