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언어] 카보드, 영광 산에 올라 새하얗게 빛나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본 베드로는 초막을 지어 그곳에 계속 머물고 싶어 합니다.(마르 9,2-10 참조) 찬란한 ‘영광’에 머물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히브리어 성경에서 영광을 의미하는 단어 ‘카보드’의 기본 의미는 ‘무겁다.’입니다. 어떤 것의 중요성,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존경심, 그것에로 돌려지는 영광은 그것의 무게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무게를 짊어지지 않은 채 영광을 얻고자 하는 것은 위선이며, 그 영광은 헛것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 무게를 감당하며 당신을 따르는 이는 부활이라는 영광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 무게를 짊어지지 않은 이는 ‘사람의 아들이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의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 그분의 영광에 참여하지 못한 채 부끄럽게 될 것입니다.(마르 8,38 참조) 영광스러운 부활을 기다리며 자신의 무게를 잘 짊어지고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2025년 4월 6일(다해) 사순 제5주일 가톨릭부산 5면, 김병진 바오로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성서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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