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10) 교회, 성체성사로 설립되다, 「교회헌장」 3항 성자 예수 그리스도는 성부에게서 파견되셨습니다. 그 목적은 당신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기 위함입니다. 곧 성자께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헌장」은 에페 1,4-5.10의 말씀에 따라 성자에게서 구원받을 인간을 성부께서 성자 안에서 창조 이전에 뽑아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다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성부의 구원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하늘나라를 세우기 시작하고 성부 하느님을 드러내 보여주며 성부의 뜻에 순명하여 인간을 구원하셨습니다. 하늘나라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종말에 완성될 하느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났다는 의미입니다. 「교회헌장」은 이렇게 신비 안에 이미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나라가 곧 교회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성사가 됩니다. 이제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힘으로 교회를 통해 세상에서 볼 수 있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가시적으로 성장하지만 동시에 이미 현존하는 하느님 나라 그 자체입니다. - 교회는 성체성사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신자들 간의 일치를 이루도록 불림 받았다. 틴토레토, <최후의 만찬>, 1592-1594년, 산 조르조 마조레 바실리카(베네치아)
하느님 나라의 가시적 표징인 교회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 그리스도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에서 예비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심으로써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교회헌장」은 교회의 기원과 성장이 십자가에서 창에 찔린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로 상징된다고 말합니다. 「전례헌장」 5항의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다.”라는 언급과 하와가 잠든 아담의 옆구리에서 만들어졌듯이 교회도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잠든) 그리스도의 꿰뚫린 심장(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암브로시오 성인의 설명(「가톨릭교회교리서」 766항 참조)은 교회의 기원을 성체성사에 두는 「교회헌장」의 가르침을 뒷받침합니다. 이렇게 교회의 기원과 성장은 성체성사와 관련이 깊습니다. 「교회헌장」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 제사가 제단에서 거행될 때마다, 그리고 성찬의 빵을 나눔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룰 때마다, 신자들의 구원이 이루어지고 일치가 실현된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교회는 성체성사 안에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고 신자들도 서로 일치를 이루도록 불림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태어나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며 살아가고, 그리스도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입니다.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주일마다 성당에 모여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주님께서 수난 전날 제자들을 불러모아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며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이를 행하라 명하셨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주일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성당에 함께 모여서 성체성사를 거행합니다. 바로 그곳에 그리스도의 나라가 있습니다. 교회가 있습니다. [2025년 4월 6일(다해) 사순 제5주일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사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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