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17) 교회는 가시적이고 영적이다 ② 「교회헌장」 8항 후반부 「교회헌장」 8항의 전반부에서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가 가톨릭 교회 안에 존재한다는 언급을 통해서, 교회일치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들과 공동체들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가톨릭 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와 공동체 안에서도 발견되는 이 성화와 진리의 요소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교회’에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8항의 후반부는 가시적 구조로서의 교회가 걸어가야 하는 길, 곧 구원 역사 안에서 교회의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세 번째 단락은 교회가 취해야 하는 모습을 그리스도와 ‘유비’를 통해 표현하는데, 이는 교회의 성사성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원성사라고 한다면, 교회는 유비적으로 그리스도의 근본성사가 됩니다. 첫째, 그리스도께서 가난과 박해 속에서 구원 활동을 하신 것처럼, 교회도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 구원의 열매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둘째,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이시지만 종의 모습으로 자신을 낮추셨듯이, 교회도 현세의 영광보다는 비움과 버림을 통해 세상에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셋째,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며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하느님에게서 파견되셨듯이, 교회도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으로 감싸주고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알아보아서 그리스도를 섬겨야 합니다. 넷째, 그리스도께서 거룩하고 순수하고 순결하여 죄를 모르는 분이지만 사람들의 죄를 없애러 오셨듯이, 교회도 거룩하지만 동시에 죄인을 안고 있어 정화되어야 함을 알고 참회와 쇄신을 추구하여야 합니다. 표현 형식에 있어서 네 번째 내용은 그리스도께서는 죄가 없는 분이시고, 교회는 죄인을 안고 있기에 죄가 있는 공동체인 점에서 앞의 세 가지와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없애는 분이시고 교회는 정화되어야 하는 조직인 것입니다. 다음 단락은 「교회헌장」 1장의 마지막 단락으로서 종말론적 전망 안에서 교회의 여정을 설명합니다. 교회는 주님의 재림 때까지 주님의 십자가와 죽음을 전하고, 세상의 박해 속에서 하느님의 위로를 받으며 나그넷길을 걷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의 도움으로 교회는 세상의 고통을 인내와 사랑으로 이겨내어, 마지막 때에 드러날 주님의 신비를 어렴풋이나마 세상에 보여줍니다. 종말을 향한 순례의 여정에서 교회는 인간 상호 간에 그리고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이루는 일치의 성사입니다. [2025년 6월 15일(다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사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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