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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리서

교회의 선교활동에 관한 교령 (만민에게)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을 공포한다.

서론

[선교교령] 1. 만민에게(Ad Gentes) 파견교회, ‘구원의 보편 성사’1)가 되도록 하느님에게서 파견교회는 그 고유한 보편성의 내적 요구에서 또 그 창립자의 명령에 순종하여2)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려고 노력한다. 이 교회사도들 위에 세워졌으며, 바로 그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여 여러 교회를 낳은 것이다.”3) “하느님의 말씀이 퍼져 나가 찬양을 받고”(2테살 3,1) 또 하느님의 나라가 세상 어디에나 선포되고 건설되도록 이 일을 영구히 계속하여 나가는 것이 사도들의 후계자들의 직무이다.
새로운 인간 상황이 일어나는 현실 세계에서 세상소금이며 세상의 빛인4) 교회는 모든 피조물을 구원하고 새롭게 하도록 더욱 다급하게 부름 받고 있다. 이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지고 또 그분 안에서 사람들이 한 가족을 이루고 하느님의 한 백성을 이루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거룩한 공의회는 온 교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 업적에 대하여 하느님감사를 드리며 또한 선교 활동의 원칙을 간추려 제시하고 모든 신자의 힘을 한데 모으고자 한다. 이는 하느님의 백성이 십자가의 좁은 길을 걸어가면서, 모든 세기의 주님이시며 감독자이신5) 그리스도의 나라를 어디든지 전파하고,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길을 닦으려는 것이다.

제 1 장 교리 원칙

2. 성부의 계획

[선교교령] 2. 순례하는 교회는 그 본성선교하는 교회다. 교회성부의 계획에 따라 성자파견성령파견에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6)
이 계획은 ‘원천적 사랑’ 곧 하느님 아버지사랑에서 흘러나온다. 성부께서는 ‘시작이 없으신 시작’이시므로 그분에게서 성자께서 나시고 그분에게서 성령께서 성자를 통하여 나오신다. 그 성부께서는 지극히 자비로우신 호의로 자유로이 우리를 창조하시고 은혜로이 당신과 함께 생명영광을 누리도록 우리를 부르시어 신적 선성을 아낌없이 베푸셨고 또 끊임없이 베푸신다. 이렇게 만물의 창조주이신 성부께서는 마침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1코린 15,28 참조) 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동시에 우리의 행복을 돌보신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혼자서만, 어떠한 상호 관련도 없이, 당신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르시기를 바라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들을 한 백성으로 세우시어 흩어져 있던 당신 자녀들이 그 백성 안에서 하나로 모이기를 바라셨다.7)

3. 성자의 파견

[선교교령] 3.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이러한 보편 계획은 오로지 인간 정신 안에서 거의 은밀하게 이루어지지도 않고 종교적인 시도들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로 하느님을 찾는 시도들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으시므로 더듬거리다가 그분을 찾아낼 수도 있다”(사도 17,27). 실제로 이러한 시도들은 비추어지고 고쳐져야 한다. 그러나 섭리하시는 하느님자애로우신 계획에 따라 어떤 때에는 참하느님에 대한 교육이나 복음의 준비로 여길 수 있다.8)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과 더불어 평화친교를 다지게 하시고 또 죄인들인 인간들 사이에서 형제 사회를 이룩하게 하시려고, 우리 육신을 가지신 당신 성자를 보내시어 새롭고 결정적인 방법으로 인간 역사에 개입하시기로 결정하셨다. 이는 성자를 통하여 인간을 어둠과 사탄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고9) 성자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시키시려는 것이었다.10) 하느님께서는 성자를 통하여 온 세상을 창조하셨으며11) 성자를 만물의 상속자로 삼으시어 성자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실 것이다.12)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인간의 참중개자로서 세상파견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이시므로, “온전히 충만한 신성육신의 형태로 그분 안에 머무르고 있으며”(콜로 2,9), 또한 인간 본성에 따라 새 아담이 되시고 새로운 인류의 머리로 세워지셨으며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시다”(요한 1,14). 이렇게 하느님의 아들은 진정한 육화의 길을 걸으시어 인간신성에 참여하게 하셨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그 가난으로 우리가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다.13)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기러 오셨으며, 또 많은 사람 곧 모든 사람의 몸값으로 당신 목숨을 바치러 오셨다.14) 거룩한 교부들은 그리스도께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면 구원받지 못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한다.15)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죄 말고는 비참하고 가난한 우리가 지닌 완전한 인성을 받아들이셨다.16) 실제로 당신 자신을 두고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나를 거룩하게 하시어 이 세상에 보내셨다”(요한 10,36).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찢긴 마음을 싸매 주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셨다”(루카 4,18 참조). 또 다시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10).
주님께서 한 번 선포하시고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몸소 하신 일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17) 땅 끝까지18) 선포되고 전파되어야 한다. 이렇게 또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하여 한 번 성취된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모든 이에게 그 효력을 지닌다.

4. 성령의 파견

[선교교령] 4. 그리고 이를 완수하시려고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에게서 성령을 보내셨다. 성령께서는 구원 활동을 내적으로 수행하시며 교회가 스스로 확장되도록 부추기신다. 의심할 여지 없이 성령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전에 이미 세상에서 활동하셨다.19) 그러나 오순절성령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영원히 머무시려고 그들 위에 내려오셨으며,20) 그날 교회는 많은 사람 앞에 공공연히 나타나, 설교를 통하여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신약의 교회를 통하여 신앙보편성 안에서 민족들의 일치가 예시된 것이다. 교회는 모든 언어로 말하며 사랑으로 모든 언어를 알아듣고 받아들여, 이렇게 바벨의 분열을 이겨 낸다.21) 실제로 성령 강림 날부터 ‘사도행전’이 시작되었다. 이는 성령께서 동정 마리아에게 내려오시어 그리스도께서 잉태되신 것과 같고 또 그 성령께서 기도하시는 그리스도께 내려오시어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봉사 활동을 시작하시게 하신 것과 같다.22) 주 예수님께서는 몸소 세상을 위하여 당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 놓으시기 전에, 이렇게 사도 직무를 맡기셨고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성령사도들이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구원 활동을 이루게 하신 것이었다.23) 성령께서는 모든 시대를 통하여 온 교회가 “친교와 봉사 안에서 일치하게 하시고 교계은사의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시어”,24) 교회 제도에 마치 그 영혼처럼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며25) 바로 그리스도를 재촉하신 그 선교 정신을 부어 주신다. 어떤 때에는 또 성령께서 사도들의 활동에 뚜렷이 앞서시며26) 여러 가지 모양으로 끊임없이 그 활동을 함께 하시고 지도하신다.27)

5. 그리스도에게서 파견된 교회

[선교교령] 5. 주 예수님께서는 처음부터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셨다.……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마르 3,13-14).28) 이렇게 사도들은 새 이스라엘의 싹이 되고 동시에 거룩한 교계기원이 되었다.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단 한 번 당신의 죽음부활로 우리 구원신비와 만물 쇄신신비를 당신 안에서 완수하시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시고,29) 하늘로 오르시기 전에30) 당신 교회구원성사로서 창립하셨으며, 당신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31) 사도들을 온 세상파견하시며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5??16). 따라서 교회의 의무는 그리스도신앙구원을 전파하는 것이다. 이는 주교단사도들에게서 물려받은 명시적인 명령에 따른 의무이다. 주교단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회의 최고 목자와 하나 되어 신부들의 도움을 받아 이 명령을 수행한다. 또한 그 의무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지체들에게 불어넣어 주시는 생명력에 따른 것이다.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된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된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이다”(에페 4,16). 그러므로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며 성령은총사랑으로 움직여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교회가 온전히 현존하게 하는 활동으로 이행된다. 교회는 생활의 모범, 설교, 성사와 또 은총의 다른 방법으로 그리스도신앙자유평화로 모든 사람을 이끌며, 이렇게 하여 그리스도신비에 온전히 참여하는 자유롭고 탄탄한 길이 그들에게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명은 계속되며 또 역사의 흐름을 통하여 바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수행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파견되셨으므로, 그리스도의 성령으로 인도되는 교회는 바로 그리스도께서 가신 그 길을 따라 걸어 나가야 한다. 곧 가난순명봉사의 길, 또 죽음에 이르는 자기 희생의 길을 가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부활로 그 죽음에서 승리자가 되셨다. 그러기에 모든 사도희망 속에서 거닐며 수많은 고통과 고난으로 그리스도의 몸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채웠다.32) 그리고 흔히 그리스도인들의 피는 씨앗이 되었다.33)

6. 선교 활동

[선교교령] 6. 이 임무는 온 교회기도와 협력으로 베드로의 후계자가 앞장서는 주교단이 수행하는 것이며, 상황에 따라 그 방법은 달리할 수 있지만, 어디서나 모든 상황에서 이 임무는 하나이며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이러한 활동에서 드러나는 차이는 선교 자체의 내적 본질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 선교를 수행하는 상황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교회에 달려 있으며 또 그 선교지향하는 민족이나 집단 또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교회는 스스로 구원의 완전하고 충만한 방법을 다 지니고 있지만 언제나 곧바로 그 모든 방법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고 행동할 수도 없으며, 오로지 하느님의 계획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활동에서 그 시작과 단계를 체험하고 있다. 더욱이 어떤 때에는 순조롭게 출발한 다음에도 다시 퇴보를 슬퍼할 수밖에 없고 또는 적어도 어떤 미완의 불충분한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과 집단들 또 민족들과 관련하여 교회는 그들을 오로지 단계적으로 만나고 파고들며 또 그렇게 하여 그들을 가톨릭 교회로 온전히 받아들인다. 또한 어떠한 조건이나 상황에서든 적절한 활동과 적합한 수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교회에서 파견복음 선포자들이 온 세상에 가서 아직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민족과 집단에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 자체를 심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 활동을 일반적으로 ‘선교’라고 한다. 이것은 선교 활동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대부성좌의 승인을 받은 일정한 지역들에서 실행된다. 이러한 선교 활동의 고유한 목적은 교회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민족과 집단에 복음을 선포하며 교회를 심는 일이다.34) 이렇게 하느님 말씀의 씨앗에서 본토인의 개별 교회들이 세계 어디서나 충분히 세워지고 자라난다. 참으로 고유한 역량과 성숙성을 지닌 그 교회들은 믿는 백성과 일치된 그 자체의 교계 제도와, 그리스도인 생활을 온전히 영위하는 데 필요한 수단들을 충분히 갖추고 자기 나름대로 온 교회의 선익에 이바지한다. 이처럼 교회를 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복음 선포를 위하여 주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을 온 세상에 보내시어, 하느님의 말씀으로 새로 난 사람들이35) 세례로 교회와 결합하게 하셨다. 강생하신 말씀의 몸인 교회하느님의 말씀과 성찬의 빵에서 영양을 얻고 살아간다.36)
교회의 이러한 선교 활동에는 어떤 때에 다양한 상황들, 곧 처음으로 교회를 심는 초기 상황과 그 다음에는 신생 교회나 젊은 교회의 상황이 뒤섞여 일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이 지났다고 하여 교회선교 활동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설립된 개별 교회들은 아직도 교회 밖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선교를 계속하여야 할 의무를 지닌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가끔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전혀 새로운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때에 교회는 이러한 상황이 그 선교 활동을 다시 요청하고 있는지를 숙고하여야 한다.
더욱이 어떤 때에는 일시적으로 직접적인 복음 선포나 즉각적인 복음 제시의 가능성이 없어지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한 때에 참으로 선교사들은 인내와 지혜로 또 커다란 신뢰심으로 적어도 그리스도사랑자비를 증언할 수 있고 또 증언하여야 한다. 이렇게 주님께 이르는 길을 닦고 어떠한 방법으로든 주님께서 현존하시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선교 활동이 바로 교회의 내적 본질에서 흘러나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선교 활동은 교회구원 신앙을 선포하고, 교회의 보편적 일치를 확장하고 완성시키며, 교회사도 전래성으로 지탱되고, 교계의 단체 정신을 실천하며, 교회성덕을 증언하고 전파하고 증진한다. 이렇게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는 선교 활동은 신자들에 대하여 실천하는 사목 활동이나 그리스도인들의 일치 회복을 위하여 수행하는 활동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 두 활동은 교회선교 활동과 매우 밀접히 결합되어 있다.37)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은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거룩한 대의를 손상시키며,38) 많은 사람들이 신앙으로 나아가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교의 필요성에서 세례를 받은 모든 이는 한 우리 안에 모여 여러 민족들 앞에서 자기들의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한목소리로 증언할 수 있도록 부름 받고 있다. 하나인 신앙을 아직 온전히 증언할 수 없다면 적어도 상호 존경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선교 활동의 이유와 필요성

[선교교령] 7. 이러한 선교 활동의 이유는 하느님의 뜻에서 나온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신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도 한 분이시니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시다. 당신 자신을 모든 사람의 몸값으로 내어 주신 분이시며”(1티모 2,4-6),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기”(사도 4,12)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선교를 통하여 알게 된 그분께 모든 사람이 돌아오고 또 그분과 그분의 몸인 교회에 세례를 통하여 합체되어야 한다. 실제로 그리스도께서 친히 “신앙과 세례의 필요성을 분명한 말씀으로 강조하시면서,39) 동시에 교회의 필요성도 확인하셨다. 사람들은 마치 문과 같은 세례를 통하여 교회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가톨릭 교회를 필요한 것으로 세우신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교회로 들어오기를 싫어하거나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거부하는 저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을 것이다.”40) 또한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만 아시는 길로, 자기의 탓 없이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을 신앙으로 이끄실 수 있다. 신앙이 없이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없다.41) 그러나 교회복음화의 필요성과42) 동시에 그 거룩한 권리를 가지며 여기에서 선교 활동은 오늘도 또 언제나 그 온전한 힘과 필요성을 지닌다.
선교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자기 발전을 위한 힘을 끊임없이 모으고 조직하여 나간다.43) 선교 활동을 수행하도록 교회의 지체들은 사랑으로 재촉을 받는다. 하느님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현재와 미래 생활의 영적인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선교 활동을 통하여 마침내 하느님께서 충만히 찬양을 받으신다. 그때에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하느님구원 활동을 의식적으로 또 완전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교 활동을 통하여 하느님의 계획이 완성된다. 이 계획을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파견하신 성부영광을 위하여 순명사랑으로 수행하셨다.44) 이는 온 인류가 하느님의 한 백성을 이루고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 모이며 성령의 한 성전을 함께 세우도록 하시려는 것이었으며, 이것은 분명히 형제적 화합을 가져다주어 온 인류의 깊은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마침내 당신을 닮은 모습으로 인간을 지어 내신 창조주의 계획이 참으로 성취되는 것이다. 그때에 인간성을 나누어 받은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새로 태어나 한마음으로 하느님영광을 바라보며 “우리 아버지” 하고 부를 수 있다.45)

8. 인간 생활과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교 활동

[선교교령] 8. 선교 활동은 또한 인간본성 자체와 그 열망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사실 교회그리스도를 선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인간의 조건과 온전한 소명에 대한 참진리를 보여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형제애와 진실과 평화의 정신으로 차 있는 이 새로운 인간기원이시고 그 전형이시며 또 모든 사람이 이 새로운 인간을 열망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또 복음의 선포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교회는 인종과 민족의 온갖 특이성을 초월하며, 따라서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이방인으로 여겨질 수 없다.46) 그리스도께서 바로 진리이며 길이시다. 모든 사람의 귀에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려 주는 복음 선포는 모든 사람에게 이 진리와 길을 열어 준다. 그리고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으므로47) 그리스도의 말씀은 동시에 심판은총의 말씀이며 죽음생명의 말씀이다. 실제로 우리는 오로지 묵은 것에 죽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먼저 인간에 대한 말이지만 또한 인간이 지은 죄와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의 표시를 지닌 이 세상의 갖가지 재화에 대한 말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느님영광을 잃었다”(로마 3,23). 인간은 아무도 자기 혼자서 자신의 힘만으로는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초월하지 못하며, 아무도 자신의 연약함이나 고독이나 예속에서 완전히 풀려나지 못한다.48)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모범이시며 스승이시고 해방자이시며 구원자이시고 생명을 주시는 분이신 그리스도를 열망하고 있다. 참으로 복음은 인간 역사에서 현세적으로도 자유와 진보의 누룩이 되었으며 또 언제나 형제애와 일치와 평화의 누룩으로서 드러난다. 그러기에 당연히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만민이 고대하는 분, 만민의 구원자”로 경하한다.49)

9. 선교 활동의 종말론적 성격

[선교교령] 9. 그러므로 선교 활동의 때는 주님의 첫 번째 오심과 재림 사이이며, 재림 때에 교회는 마치 수확물처럼 사방에서 하느님의 나라로 거두어들여질 것이다.50)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는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51)
선교 활동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세상과 그 역사 안에 하느님의 계획이 나타남 또는 그 ‘공현’과 성취이다. 여기서 하느님께서는 선교를 통하여 구원역사를 명백히 완성하신다. 선교 활동은 선포되는 말씀을 통하여 그리고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를 그 중심과 정점으로 하는 성사들의 거행을 통하여 구원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를 현존하시게 한다. 그리고 마치 감추어진 하느님의 현존과도 같이 이미 민족들에게 있는 진리은총은 그 무엇이든 악의 오염에서 건져 내어 그 주관자이신 그리스도께 돌려 드린다. 그리스도께서는 악마의 지배를 무너뜨리시고 죄의 온갖 악에서 보호하여 주신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에 또는 민족들의 고유 의례와 문화에 심겨 있는 좋은 것은 무엇이든 없어지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영광악마의 패배와 인간행복을 위하여 치유되고 승화되고 완성되게 한다.52) 이렇게 하여 선교 활동은 종말론적 완성을 지향한다.53) 선교 활동을 통하여 성부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결정하신 때와 크기에 이르기까지54) 하느님의 백성은 확장된다. 이 백성을 두고 예언이 있었다. “너의 천막 터를 넓혀라. 네 장막의 휘장을 아낌없이 펼쳐라”(이사 54,2).55) 선교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이를 때까지 자라며,56) 영과 진리 안에서 하느님예배를 드리는57) 영적인 성전예수 그리스도를 모퉁잇돌로 하고 사도들과 예언자들을 기초로 삼아 건축되고 증축된다(에페 2,20 참조).

제 2 장 선교 활동

10. 서론

[선교교령] 10. 모든 사람과 민족에게 하느님사랑을 드러내고 전달하도록 그리스도께서 파견하신 교회는 아직도 방대한 선교 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날로 그 숫자가 불어나고 있는 20억의 사람들은 생활 문화의 확고한 결속, 옛 종교 전통, 견고한 사회관계의 유대로 거대하고 독특한 집단을 이루고 있으며,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했거나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에 어떤 이들은 대종교들의 하나를 신봉하고, 어떤 이들은 하느님을 전혀 알지 못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하느님존재를 명시적으로 부정하고, 더욱이 어떤 때에는 공격을 한다. 교회구원신비하느님께 받은 생명을 모든 사람에게 가져다줄 수 있도록, 바로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강생으로 함께 살아가셨던 사람들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스스로 매이셨던 그러한 움직임으로, 이 모든 집단으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

제 1 절 그리스도인의 증언

11. 생활과 대화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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