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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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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성사의 경륜 제 1 장 교회 시대의 파스카 신비 제1절 거룩하신 삼위의 행위인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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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는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신다

1093 성령께서는 성사의 경륜 안에서 구약의 표상들을 완성하신다. 그리스도교회는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와 구약에서 오묘하게 준비”(9) 되었으므로, 교회전례는 다음과 같은 구약시대 예배의 여러 요소들을 자신의 것으로 삼았다. 이는 다른 무엇으로도 대치할 수 없는 중요한 구성 요소들이다.
- 무엇보다도 구약 성경독서
- 그리고 특히 그리스도신비 안에서 그 완성을 이루게 된 구원의 사건들과 의미심장한 사실들(약속과 계약, 탈출과 파스카, 왕국과 성전, 유배와 귀환)에 대한 기념.
1094 신약과 구약의 이러한 조화(10) 위에 주님파스카에 대한 교리 교육이 이루어지고,(11) 다음으로 사도들과 교부들의 교리 교육이 이어진다. 이 교리 교육은 구약 성경의 글자 속에 감추어져 있던 것, 곧 그리스도신비를 드러낸다. 이러한 교리 교육은 첫 번째 계약의 사실들, 말씀들, 상징들로 예고된 ‘형상’(예형:typos)들에 비추어 그리스도의 새로움을 드러내기 때문에, 이를 ‘예형론적’ 교리 교육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그리스도에게서 출발하여 진리성령 안에서 성경을 새롭게 읽음으로써 형상들의 의미가 드러나게 된다.(12) 예를 들면 대홍수와 노아의 방주는 세례를 통한 구원을 예표하는 것이며,(13) 구름과 홍해를 건넘도 역시 세례를 통한 구원의 예형이며, 바위에서 솟아 나온 물은 그리스도의 영적인 선물의 예형이고,(14) 사막의 만나는 “하늘에서 내려 준 참된 빵”(요한 6,32)인 성체의 예형이다.
1095 그러므로 교회는 특히 대림 시기사순 시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활 성야에, 전례의 ‘오늘’ 안에서 구원 역사의 이 큰 사건들을 다시 읽고 생생하게 되살린다. 이를 위해서 교리 교육은 구원 경륜에 대한 ‘영적’ 이해에 눈뜨도록 신자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교회전례는 이 구원 경륜을 드러내 보이며, 우리가 이를 생활하도록 해 준다.
1096 유다교 전례그리스도교 전례. 유다인들이 지금도 고백하며 실행하고 있는 그 믿음종교 생활을 잘 이해하면 그리스도교 전례의 여러 면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다인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 말씀의 선포, 이 말씀에 대한 응답, 찬미의 기도와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한 전구, 하느님자비를 구하는 기도 등에서 성경전례의 기본 요소가 된다. 말씀 전례가 지닌 고유한 구조의 기원은 유다교기도이다. 성무일도, 다른 전례문들과 양식들,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포함한 우리의 가장 소중한 기도문까지, 유다교 전례와 유사한 점이 많다. 미사의 ‘감사 기도’들도 유다교 전통의 전형적인 기도문들을 본보기로 삼은 것이다. 유다교 전례그리스도교 전례의 유사성뿐 아니라 그 내용의 상이성도 파스카와 같은 전례주년의 대축일들에서 아주 뚜렷이 나타난다. 그리스도인들과 유다인들이 모두 파스카기념하되, 유다인들은 미래를 지향하는 역사상의 파스카를,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결정적인 완성을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스도의 죽음부활로 성취된 파스카기념한다.
1097 신약의 전례에서 모든 전례 행위, 특히 성체성사와 다른 성사들의 거행은 그리스도교회의 만남이다. 전례를 위해 모인 회중은 그리스도의 유일한 몸 안에 하느님의 자녀들을 모으시어 “친교를 이루시는 성령으로” 하나가 된다. 전례 회중은 인간적, 인종적, 문화적, 사회적 관계를 넘어선다.
1098 회중은 주님만나기 위해 준비하여야 하며, 마음의 준비를 잘 갖춘 백성이 되어야 한다.(15) 이러한 마음의 준비는 성령과 회중이 공동으로 하는 일이지만, 특히 집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성령은총신앙과 마음의 회개 그리고 성부의 뜻에 대한 순종을 일깨운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전례 거행 자체로 받게 되는 다른 은총들과, 그에 따라 차후에 나타날 결과인 새로운 생명의 열매를 받기 위한 전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