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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의 복음서◆ 인쇄

한자 ∼福音書
라틴어 Evangelium secundum Joannem
영어 The Gospel according to John

   1. 복음 : 요한의 복음서에는 “복음”(euangelisthai, evangelion)이라는 용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 복음서야말로 복음서 중의 복음서이다. 복음은 본시 문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산 말[口傳]로 전해졌다. 그것은 원래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사자(使者)로서 이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이었다(이사 52:7 참조). 그러나 원시 교회는 이 복음을 부활사건이 있는 후,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분, 하느님 오른편에 높이 거양(擧揚)되신 메시아시며 주(主)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말씀으로 알아듣게 되었고(사도 2:36, 5:42, 로마 1:1-4 참조), 훨씬 후에야 서면으로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이것을 우리는 복음서라고 부른다.

   요한의 복음서는 원시교회의 이 예수 전승(傳承)을 충실히 따르며 예수의 말씀과 행적을 복음서 전반부(1-12장)에 수록하였고, 복음의 핵심인 예수의 수난죽음 그리고 부활을 후반부(13-21장)에 기록함으로써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시며 하느님의 아들임을 믿고 그 믿음으로 구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요한 20:30-31 참조).

   2. 공관복음서와의 관계 : 요한복음은 공관복음(共觀福音)[마태오, 마르코, 루가]과 복음서라는 관점에서는 거의 같지만 내용 면에서는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로 두 복음서간의 지리적 순서나 연대적 순서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공관복음서에는 예수의 활동이 갈릴래아 지방에서 시작하여 유대지방을 거쳐 예루살렘에 들어와서 완성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데 비하여 요한복음서에서는 예수의 전교활동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수시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공관복음서에서는 예수의 활동이 예루살렘에서 단 한 번의 빠스카(해방절) 축제를 맞이하여 끝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요한의 복음서에서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빠스카 축제를 지낸 것이 적어도 세 번(2:13, 6:4, 11:55)은 기록되어 있으므로, 예수의 포교활동이 3년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로 복음서의 구성과 문체도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공관복음은 예수의 말씀과 행적을 단편적으로 많이 수집하여 전하는 데 비하여 요한복음은 예수의 기적[징표, Semeion] 몇 가지만 선별하여 그것에 예수의 담화(談話, discourse)와 나란히 연결시켜 복음을 전개해 나아간다. 셋째로 요한복음에서는 공관복음에 비하여 예수의 행적이 적게 전해지는 것이 사실이나, 공관복음에는 전연 전해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이 전해지고 있다. 즉 가나의 혼인잔치(2:1-11), 니고데모와의 대화(3:1-11), 사마리아 인과의 대화(4:5-42), 라자로의 부활(11:1-57),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심(13:1-19) 그리고 최후만찬 때의 긴 이별의 담화(13:31, 17:26) 등이다.

   그러면 요한복음의 저자는 공관복음을 알고 있었을까? 요한복음이 공관복음을 자기 복음의 자료로 인용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요한복음은 공관복음 전승과는 독립된 자기 고유의 전승에서 온 것이며, 간혹 두 복음 사이의 같은 내용이 발견되는 것은 공관복음을 자료로서 인용해서가 아니라, 그 이전 구전으로 전해질 때의 상태에서 온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3. 전승과 편집 : 19세기까지 요한복음은 한 사람의 작품으로 간단히 생각되어 왔으나, 오랜 연구를 거듭한 결과 이 복음서는 긴 세월을 두고 서서히 완성된 작품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어떤 부분은 전승 초기에 이미 형성된 것이 있고, 어떤 것은 전승 후기의 발달된 신학을 반영하는 것도 있다. 이처럼 생성 연대와 배경으로 다른 전승이 저자의 신학으로 집중되어 성숙하며 완성된 것이기 때문에 이 저서는 본질적으로 한 사람의 작품으로 봄이 옳을 것이다.

   그러면 이 복음저자가 자기 복음서에 사용한 자료가 이미 서면(書面)으로 고정된 문헌이었을까? 우리는 단지 기적의 자료만 서면으로 된 것으로 보고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구전으로 전해진 전승에서 왔다고 본다. 그 중에도 예수의 어록(語錄, logion)과 담화는 전승 초기에 이미 형성된 것으로 본다. 그밖에 원시교회의 예전에 사용되었던 ‘말씀(Logos)의 찬가’(讚歌)(요한 1:1-18)와 요한의 교회에 전해지던 ‘복음선포’(Kerygma)(예컨대 요한 6:31-58) 등이 이 복음서에 들어와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복음서의 전체적 구성과 신학의 내용은 이 복음저자의 것이지만 그는 이 복음을 완성하지 못하였고, 요한복음의 21장을 추가한 그의 제자가 이 복음서를 출간한 것으로 생각된다.

   4. 저자 : 교회에 전해 오는 오랜 전승은 요한복음의 저자를 제베대오의 아들이며 12제자 중 하나였던 요한으로 생각하고 있다. 예컨대 파피아스(Papias)(에우세비오, ≪교회사≫, Ⅲ, 39:3-4), 이레네오(Irenaeus)(≪반이단론≫, Ⅲ, 1:1) 그리고 무라토리(Muratori) 단편(K. Alad, ≪4복음서 공간≫, P.533 참조)은 이미 2세기에 이를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19세기부터 이 전통적 견해에 이이가 제기되었다. 공관복음서에 비해 요한복음은 그 내용이나 신학이 너무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12사도 중 하나인 요한이 이 복음서의 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복음서는 역사적 사건의 목격증인의 것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한의 복음서 문제’ 중의 하나인 이 저자문제도 그 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여러 가지가 밝혀졌으나 아직 많은 점이 어두움 속에 묻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우는 바이다.

   요한의 복음 선포는 맨 처음 간결한 것이었고 구전으로 전해졌다. 그것이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많아지면서 서면으로 전해지기 시작하여 완전한 복음서를 집필할 결심을 하고 전승 속에 전해지는 여러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여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비서를 채용하여 그에게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을 주어 이 저작을 완성케 하였다. 이 사람이 바로 오늘 우리에게 전해진 요한의 복음서를 출간한 사람으로서 21장을 첨가하고, 5장과 6장의 순서를 바꾸었다. 요한복음의 저자를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 ‘또 다른 제자’라고 불렀던 요한의 제자로 생각된다. 요한복음서의 완성 연대는 100년경을 보이며 저술 장소는 소아시아로 추측해 본다.

   5. 사상적 배경 : 요한의 복음서를 이해하기 위하여 그 시대의 사상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첫째로 요한복음에 영향을 준 것은 구약성서이다. 요한구약성서를 분명하게 인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19곳이나 인용하고 있으며, 특히 지혜서(智慧書)계 문헌의 주제들, 예컨대 물, 천상의 양식, 목자, 포도, 성전 등이 자주 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요한은 구약을 깊이 묵상하고 있으며 그 사상을 자기 그리스도론의 자료로 삼고 있다. 둘째로 그 시대의 유대사상과의 접촉이 나타난다. 그 일부는 유대적 헬레니즘사상이고 또한 부분은 바리사이-랍비적 유대사상이다. 그리고 특기해야 할 것은 근자에 발견된 쿰란(Qumran)문헌과 요한복음 사이에 유사점이 많이 발견되는 점이다. 셋째로 그 시대에 널리 전파되어 있던 영지사상(靈知思想, Gnosticism)과는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요한복음과 유사한 점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영지사상의 문헌으로 cospus hermeticum(1, 13장)과 Manda문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요한복음의 logos와 비슷한 개념이 hermeticum(I, 5-6)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 문헌 XIII장에는 ‘새 생명으로 태어남’의 신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요한복음과 비슷하게 구원을 주는 ‘계시’, ‘인식’, ‘직관’에 관한 언급이 있다. 그리고 Manda문헌에 나타나는 ‘구세주 신화’에 있어서 그 골격을 이루고 있는 구세주계시자의 이 지상에로의 하강과 다시 천사에로의 승천의 구조 속에 영지주의적 이원론적 개념(생명과 빛, 진리와 허위, 계시자와의 일치, 세상과의 이별)이 등장하는데 이 점이 요한복음과 비슷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유사점이 곧 요한복음 사상의 원류가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6. 신학 : 요한복음의 핵심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요한신학사상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과 같다. 그것은 그리스도론(Christology)이라고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리스도론은 인류의 구원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으므로 그 속에는 구원론(soteriology)이 동시에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고 그 믿음으로 여러분이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함이다”(요한 20:31). 그리고 요한복음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예수의 기적과 자기 계시인 ‘말씀의 계시’는 한결같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앙으로 인도하고 있다. 예수는 ‘세상의 구원자’(요한 4:42)이기 때문이다.

   이 구원을 얻는 방법으로 요한은 그 시대의 이원론적 세계관의 개념을 빌어 설명한다. 즉 암흑과 죽음의 이 물질적 지상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인류를 광명과 생명의 저 영적인 천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구세주이며 계시자인 예수를 ‘얻고’, ‘알고’, ‘고백함으로써’,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한의 구원은 ‘기현화 종말론’(旣現化 終末論, realized eschatology)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그의 그리스도가 종말론적으로 현존하는 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원은 교회(Ecclesia)를 통하여 이 세상에 실현되고 있고, 구체적으로 교회의 성사(sacraments)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金炳學)

   [참고문헌] C.H. Dodd, The Interpretation of the Fourth Gospel, Cambridge 1953 / C.H. Dodd, Historical Tradition in the Fouth Gospel, Cambridge 1963 / R. Bultmann, Das Evangelium des Johannes, Gottingen 1957 / R.E. Brown, The Gospel according to John I-XII(1966), XIII-XXI(1970), Garden City, N.Y / R. Schnackenburg, Das Johannesevangelium I(1967, II(1971), III(1975), Freiburg.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