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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죄의 사회적 측면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8 조회수594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3주간 목요일 - 죄의 사회적 측면

 

어떤 피정에서 한 지도 신부님이 혼자 짓는 죄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 괜찮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혼자 그 죄를 지었다고 과연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요?

 

제가 일반 대학 다닐 때 심심풀이로 관상을 좀 공부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관상 책을 보며 강의하는 교수님들의 얼굴을 표본 삼아 관상을 연습하였습니다.

그 때만 해도 얼굴 보며 몇 시간은 이야기 할 정도로 심취해 있었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내면인데 그것들이 얼굴에 드러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관상을 봐주었는데 보아주는 제가 신기하게도 80%정도는 맞아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관상은 하나의 통계입니다. 선천적으로 생긴 얼굴과 후천적으로 인상을 써서 생기는 얼굴의 조합이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만들어갑니다.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 중에 더 중요한 것은 후천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해진 운명이란 사실 없고 운명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얼굴이 변해가는 사람도 있고 사실 제 얼굴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변했습니다.

예를 들면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은 윗눈썹 사이에 골이 파입니다. 걱정을 하니 저절로 미간이 찡그려지고 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다보니 당연히 눈썹 사이에 주름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 눈이 위로 치켜뜬 눈은 윗사람들에게 대항하는 상입니다. 실제로 자신도 모르게 윗사람들을 그렇게 노려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래로 내려 보는 눈은 아랫사람을 내리 누르는 상이겠지요.

 

물론 지금은 관상을 보지도 않고 다 잊어먹었습니다. 사람들 중에 혹시 특이한 관상이 있을 때는 하나씩 기억나기는 하지만 사람을 앉혀놓고 관상을 보아 주는 것은 군대 제대하고 끝냈습니다.

어느 순간에 관상에서 말하는 길흉화복(吉凶禍福)이 현세에서 돈 많이 벌고 오래 사는 등의 매우 속세적인 기준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관상에서의 복은 이 세상에서 돈 많이 벌고 잘 사는 것이지 영혼이 구원되거나 하는 것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관상학으로 보면 그것만큼 안 좋은 운명을 타고 난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가난하고 고생하고 치욕의 죽음을 당한 것이 우리 믿음 안에서는 더 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삶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위험성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관상을 조금 했어도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관상대로 성격을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어쨌거나 관상 보는 것을 더 이상 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하나 믿는 것은 있습니다.

바로 자기 얼굴엔 안에 있는 것들이 자신도 모르게 드러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십 이후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듯이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짓는 표정들이 얼굴에 새겨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다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숨길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하느님은 다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아마 우리 경험 안에서도 아이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뻔한 거짓말’을 할 때 쉽게 알아차렸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 나름대로는 거짓말을 하지만 그것을 넘어선 사람들은 다 보고 있는 것입니다.

 

혼자 죄를 짓고 그것이 감추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야합니다. 그것은 어떻게든 자신의 말과 행동, 표정 등을 통해 밖으로 나타나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이 죄의 사회성이고 온전히 개인적인 죄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빛의 자녀들입니다. 빛은 대낮이고 대낮에 숨길 수 있는 것들은 없습니다. 죄는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짓는 것입니다. 적어도 완전히 죄를 물리칠 수는 없어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또 이웃을 위해서라도 죄를 줄여나가도록 합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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