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 12월 8일 종신서원 축시

“예수님의 아내!”

결혼식장이라 하여

솔로몬 궁전처럼, 청동으로 꾸민 예식장이기보다

10년 동안 안방처럼 들락거린, 스승예수성당을

아내된 걸음으로, 자국자국 제단을 향해 걸어가는 것!

결혼복이라 하여

레이스로 장식한, 우아한 드레스를 차려입기보다

사랑을 넉~넉히 품을 수 있는 한 폭의 망또를

아내된 자태로 갈아입는 것!

혼인 잔칫상이라 하여

고기와 술이 넘치는, 기름진 식탁이기보다

여전히 혓바닥에 달라붙는, 남편의 살과 피를

아내된 몸으로 모셔들이는 것!

잔치 손님들이라 하여

밭을 사고 겨릿소 다섯 쌍을 산

삐까삐까한 부자들이기보다

사랑만이 가~득한 하느님의 사람들을

아내된 마음으로 푸근히 맞아들이는 것!

신혼살림이라 하여

왕궁의 창고처럼 금은을 쌓고

먹고 사는 일에 신경을 쓰기보다

살림 잘 하는 다부진 동생들을

숲을 이룬 나무처럼

많이많이 낚는 것!

08년 12월 8일 성바오로의 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