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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05 조회수1,152 추천수1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2월 5일 성녀 아가다 동정 순교자 기념일
 
 
 
The time is fulfilled, and the kingdom of God is at hand;
repent and believe in the gospel.
(Mk.1.15)
 
 
제1독서 히브 12,18-19.21-24
복음 마르 6,7-13
 
 
지난주일 새벽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묵상을 하고 새벽 묵상 글을 쓰고 나니 시간이 꽤 남았습니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서인지 배가 많이 출출하더군요. 그래서 배를 채울만한 것이 있나 하고 냉장고를 뒤졌더니, 냉동실 안에 얼려놓은 약밥이 있네요. 그 약밥을 꺼내놓고 이것저것 하면서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30분쯤 지났을까요? 약밥이 약간 말랑말랑해졌습니다. 새벽 미사가 있기 때문에 얼른 먹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로서 저 역시 공복재를 지켜야 하니까요. 한 입을 딱 무는 순간, 이빨이 시릴 정도더군요. 맞습니다. 아직 다 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습니까? 약밥이 아이스크림이려니 하고 생각하면서 그냥 녹지 않은, 그래서 하얀 얼음까지도 보이는 약밥을 다 먹었습니다.

새벽 미사를 시작하고 얼마 뒤,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하네요. 강론이 끝난 뒤에는 가슴에 무엇인가가 들어있는 듯이 미사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머리까지도 아프더라고요. 미사는 어떻게 끝났지만, 저는 하루 종일 많이 힘들었습니다.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마치 몸살 걸린 것처럼 안 아픈 데가 없더군요. 더군다나 이 날은 보좌신부가 아이들 캠프를 쫓아간 날이라 제가 새벽부터 저녁미사까지 그리고 여기에 구역미사까지 모두 5대의 미사를 해야 하는 날이었거든요.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습니다. 꼼짝도 못하겠고, 괜히 짜증만 날 뿐 내 뜻대로 잘 되지도 않습니다. 그 순간 이러한 생각이 들더군요.

‘이 몸이 내 몸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병이 들어 앓아 보니 내 몸이 아니구나. 내 몸이 아닌 이 몸. 이 몸을 우리는 잠시 주님으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 아닌가?’

내 몸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도 잘난 체하고 살았으며, 왜 이렇게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살았는지……. 아프고 나서야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 열둘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파견할 때의 조건은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지팡이와 신발은 그 지역을 돌아다니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요. 지팡이는 몸을 보호하는데 거의 필수적인 것이며, 신발은 그 지역의 돌 많은 땅을 걷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모두 버리라는 ‘단순하고 검소한 정신’을 강조하십니다.

우리 역시 이 세상에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파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조건들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지요? 내가 안고 있는 이 몸을 가장 큰 선물로 주님으로부터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까지도 주님께 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으로부터 이미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이제 ‘단순하고 검소한 정신’을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 뜻에 맡게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할 만큼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새뮤얼 존슨)


두려움을 모를 때(‘행복한 동행’ 중에서)

2008년 9월, 월터 마리노는 자폐증을 가진 아들 크리스와 함께 해변에 나갔다가 엄청난 일을 겪었다.

마리노는 수영을 하던 아들이 육지에서 멀어지자 황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고, 어느새 육지도 보이지 않자 공포가 밀려왔다. 주위는 말 그래도 망망대해. 마리노는 어린 아들이 겁먹을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크리스는 천진하게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마리노는 평소 둘이서 자주 하던 놀이를 시작했다. 마리노가 영화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즐겨 하는 대사 “무한히!”를 외치면 크리스는 다음 구절인 “그리고 그 너머!”라고 답하는 단순한 놀이였다. 놀이는 1시간 동안이나 이어졌지만 파도가 거세 둘의 사이는 오히려 벌어지기만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들의 목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아들이 사라지자 마리노는 절망했다. 그 역시 장장 5시간이나 헤엄친 터라 탈진 상태였지만, 크리스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을 거라 믿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에 뛰어든 지 12시간 만에 어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해안 경비대 선박에 옮겨 탄 마리노는 후송을 거부하고 서둘러 아들을 구조해 달라고 애원했다. 수색 헬기는 2시간 동안 바다를 수색했고 놀랍게도 여전히 수영을 하고 있는 크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리노는 가족과 함께 미국 NBC 투데이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들 덕에 12시간을 버틸 수 있었어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모르는 크리스는 표류하면서도 마치 바다 위로 모험을 떠난 듯 계속 웃고 있었지요. 덕분에 나 역시 두려움을 이겨내고, 아들에 대한 기대도 잃지 않았죠.”

두려움을 모를 때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종종 그것은 놀라운 기적을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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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s Ignatiadis - I Love You
 
Roy orbison - You go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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