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6일 금요일[(홍)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복음>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4-29
그때에 14 예수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헤로데 임금도 소문을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였다. 15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는 엘리야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다.” 하였다. 16 헤로데는 이러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하고 말하였다.
17 이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18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19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0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21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22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23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24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25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26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27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28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29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기념하는 ‘바오로 미키’ 성인은 일본에서 무사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십대 소년이었을 때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교육 기관에 들어가 22살 되던 해(1585년)에 수사가 됩니다. 이후 선교사들을 도우며 오사카 인근을 무대로 열정적인 선교 활동을 펼쳤습니다.
1587년 일본의 실세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선교사 추방령을 내리고 박해를 공식화합니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1596년 교토와 오사카 일대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과 교우들 25명이 체포됩니다. 바오로 미키 수사 역시 이때 붙잡힙니다.
이듬해 정월, 그들은 죄수의 몸으로 나가사키까지 끌려갑니다. 혹한 속에서 한 달 가까이 걸어야 하는 혹독한 여행이었습니다. 이들이 지나가는 길목에는 사람들이 나와 구경하게 했습니다. 천주교를 신봉하면 저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그들은 나가사키의 바닷가 언덕에서 장렬하게 순교합니다. 1597년 2월 5일 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기록입니다. 어이없는 죽음입니다. 순교자들 역시 어이없이 죽어 갔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억울한 죽음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죽음은 끝이 아님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어이없는 일과 공평하지 못한 일을 누구나 체험합니다. 모두가 ‘작은 죽음’입니다. 내 몫으로 받아들이면 또 다른 깨달음을 만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