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람을 깨끗하게 하는 것" - 2.1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3 조회수477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2.11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창세2,4ㄴ-9.15-17 마르7,14-23

                                                  
 
 
 
"사람을 깨끗하게 하는 것"
 


하느님이 빛이라면 사람은 어둠입니다.
하느님이 생명이라면 사람은 죽음입니다.

하느님을 떠난 인간은 저절로 어둠과 죽음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봅니다.”(시편36,10).

생명과 빛의 하느님이십니다.
 
생명의 샘인 하느님께 뿌리내려야 활력 넘치는 삶이요,
하느님의 빛 안에서 빛을 보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내 등불을 밝혀주시고, 내 어둠을 비추시나이다.”(18,29).

주님이 내 등불을 밝혀 주실 때
마음속의 온갖 어둠은 사라져 밝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바로 매일 바치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은총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문득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물건을 보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란 뜻입니다.
 
너나할 것 없이 인간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무한한 인간 탐욕입니다.
 
탐욕에는 눈도 없어 하느님도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바로 이 탐욕입니다.
 
무엇인가 보면 마음은 욕심이 작동하기 시작하니
얼마나 불완전하고 위태한 마음인지요.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음식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온갖 악한 생각과 말과 행동입니다.
 
먹은 음식은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에서 배설되어 정화조에 모아져 처리되지만
입의 말이나 몸의 동작이나 얼굴 표정을 통해 배설되는
온갖 마음의 오물들은
자기는 물론 공동체를 오염시켜 악취를 풍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은 물론 주변 분위기를 얼마나 더럽히는지요.
 
이래서 마음의 정화조인 고백소에서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죄를 고백하며
마음을 깨끗이 하는 고백성사가 그리도 중요한 것입니다.
 
고백소의 사제가 아닌 아무에게나 마음의 죄나 비밀을 쏟아 놓으면
십중팔구 그 죄나 비밀은 지켜지지 않고 주변으로 퍼져나가
주변의 사람들을 죄로 오염시키기 마련입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7,20-23).

사람의 마음속은 그대로 쓰레기장 같습니다.
 
이런 마음에서 나오는 온갖 오물과 쓰레기들이 사람을 더럽힙니다.
 
정화해야할 것은 바로 마음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런 마음의 악한 것들과의 평생전투가
수행생활이요 영성생활입니다.
 
생각과 말과 행위들 그대로 마음의 표현입니다.
 
말이나 얼굴, 행동을 보면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이 깨끗해야 생각과 말과 행위도 깨끗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우리 수도생활도 깨끗한 마음을 직접적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믿는 이들 역시 깨끗한 마음이 그 목표입니다.
 
그러나 깨끗한 마음은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평생 수행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아무리 좋은 밭도 꾸준히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잡초 우거진 밭이 되듯,
아무리 좋은 마음 밭도
수행의 노력 소홀히 하면 탐욕의 잡초들 무성한 마음 밭이 될 것입니다.

‘의인은 하느님의 법이 그의 마음 안에 있어
  그의 입에서는 지혜가 나온다.’는 시편 구절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법을,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두고 살 때
탐욕은 제동되고 정화됩니다.
 
온갖 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오늘 창세기 말씀을 보십시오.
사람을 창조하시고 좋은 것을 다 마련해 주신 하느님은
즉시 그 사람에게 당신의 법을 주십니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

결국 사람이 탐욕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의 법을 어기고 열매를 따 먹음으로 자초한 불행입니다.
 
끝없는 탐욕이요
온갖 마음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한 것들이 우리를 더럽힙니다.
 
끊임없는 말씀과 기도와 노동의 수행생활로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마음이 깨끗할 때,
성령의 열매들인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요(갈라5,23),
이 성령의 열매들이 사람을 깨끗하게 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한 성령의 열매가
우리의 마음을, 생각과 말과 행위를 깨끗이 해줍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