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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당신이 원하시면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2-15 조회수822 추천수15 반대(0) 신고

연중 제 6 주일 - 당신이 원하시면

 

2003년에 개봉했던 짐캐리가 나오는 ‘브루스 올마이티’란 영화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뉴욕의 버펄로 지방 방송사 리포터인 부르스는 특유의 유머가 있어서 평범한 이웃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보도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매사에 부정적이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남자입니다.

늘 자신이 하는 취재에 불만이 많은 그는 뉴스 앵커 자리에 눈독을 들이지만 그 자리가 원수지간인 에반에게 돌아간 것을 알고 생방송 도중에 그를 비난하다가 방송사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짐을 싸들고 나오면서 어려움에 처해있는 거지를 도와주지만 건달들에게 몰매를 맞고 차가 엉망이 되자 분노하면서 하늘을 쳐다보며 하느님과 싸움이라도 할 듯이 원망하는 말들을 쏟아내요.

그런 그에게도 그를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여자 친구 그레이스가 있습니다.

어느 날 망가진 삐삐에서 얻은 전화번호로 찾아간 낡은 건물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잠시 동안 전지전능한 힘을 얻게 됩니다.

자유의지에 반하는 것은 하지 말며 자신을 하느님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두 가지 규칙과 함께...

브루스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힘을 자신을 위해서만 쓰면서 앵커에 오르게 되고 원하는 모든 것을 갖게 되지만 가장 소중한 애인 그레이스를 잃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그 절대적인 하느님의 힘으로도 자유의지를 가진 그레이스의 마음을 돌리진 못하죠.

하느님의 일조차도 떠안게 된 브루스는 인간들의 수많은 기도를 처리하느라 골치가 아프자 컴퓨터를 이용해서 모든 기도에 "예스"라고 응답해 버리고 되고, 그 결과 사회 질서가 무너져서 여기저기서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터지고 폭동이 일어납니다.

그걸 보며 정신을 차린 부르스는 애인 그레이스의 기도 내용을 보게 되고 그녀가 그를 위해서 매일 밤 간절히 기도하고 있음에 괴로워하게 되지만 결국 교통사고를 당해 죽어서 하느님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하느님과 만난 부르스는 기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깨닫고 다시 살아납니다.

망나니 같은 부르스를 위해서 바친 그레이스의 기도는 그를 감동시키고 그녀의 뜻대로 살기로 결심하며 마침내 그녀의 소망대로 브루스는 기쁘고 감사한 삶을 다시 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여기서 결국엔 같은 것이지만 크게 두 가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첫 째는 인간들이 원하는 것을 하느님께서 모조리 들어주시면 이 세상은 단 몇 분 만에 망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하는 기도를 선별해서 들어주셔야만 합니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이 수만 명이고 모두가 다 재벌이 되고 싶어 하고 수십 명의 애인을 갖고 싶어 한다고 그 기도를 다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께서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모든 원하는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밖에는 없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내가 원하니 그대로 되어라.”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도 그 권능을 본래부터 지니고 계셨던 분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신적권능을 아버지로부터 받으십니다. 아버지로부터 그 권능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당신이 원하시는 것과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 제 청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오늘 나병환자가 치유의 기적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수님의 뜻과 자신의 뜻을 일치시키고자 했기 때문이고, 예수님도 당신의 뜻과 아버지의 뜻을 일치시킴으로써 오늘의 기적뿐만 아니라 모든 기적을 일으키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들어지기 원한다면 먼저 우리의 기도가 예수님의 뜻과 일치하는지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아야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뜻만 가지고는 상대의 사랑을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브루스는 하늘의 권능을 얻었지만 애인의 사랑을 잃고 그 권능으로도 그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레이스가 원한 것은 브루스가 전지전능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작은 소망대로 브루스가 살아주는 것만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브루스는 자신의 생각대로 출세하고 성공하고 힘을 얻으면 당연히 사랑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의 사랑을 얻는 가장 중요한 길은 상대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그 뜻을 따라주는 것이지 꼭 자신의 생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 안엔 뱀이 한 마리 들어가 있습니다. 그 뱀은 쐐악쐐악 소리를 내며 자신의 뜻대로 사랑을 쟁취하라고 유혹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그것이 아니었는데도 뱀은 하와에게 하느님의 뜻보다 자신의 생각이 더 옳다고 느끼게끔 만듭니다. 인간은 이렇게 자아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주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게 되고 결국 하느님의 사랑까지 잃게 됩니다.

 

브루스는 강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전형적인 인간입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하느님과 같은 힘을 지니고 싶어 합니다. 이는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했던 아담과 하와를 비롯한 그 후손들의 존재적인 교만을 상징합니다.

또, 그렇게 강해지면서 실제로는 혼란을 초래하고 사랑까지도 잃게 된다는 것은 이렇게 자아가 강해지면서 상대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하느님은 물론 이웃들까지도 그에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음을 일깨워줍니다.

그 사랑을 다시 찾는 길은 애인이 본래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되짚어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상대의 뜻을 따라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상대의 뜻을 따라주면 비로소 상대의 사랑을 받고 그 상대와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이 신비를 구체적으로 또 완전하게 보여주신 분이 성모님입니다. 세상 누구도 구속자의 어머니로서 속죄를 위해 바칠 세상 모든 죄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기를 원치 않습니다. 물론 한 인간으로서의 성모님도 아버지의 그런 뜻을 받아들이기가 꺼려집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예!’하고 대답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사랑인 성령님이 성모님께 내려오고 하느님께서 성모님의 태중에 잉태되어 한 육체 안에 두 개의 심장이 뛰게 됩니다. 즉, 한 몸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뜻을 버리는 완전한 자기 비움이야말로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내가 자꾸만 커지면 하느님의 사랑도 이웃의 사랑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병 환자가 ‘제가 병이 고쳐지기를 원하니 당신이 제 병을 고쳐주십시오.’가 아니라 “당신이 원하시면 제 병을 고쳐주실 수 있으십니다.” 한 것처럼 항상 “당신의 뜻”을 물으며 그 뜻에 자리를 내어드릴 수 있는 삶을 살아나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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