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함께 기도해요] 김수환 추기경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
---|---|---|---|---|
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2-17 | 조회수787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주님! 김수환추기경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일찍 하늘나라에 들어가게 하시어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기쁨에 들게 하소서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 - 정호승
서울에 푸짐하게 첫눈 내린 날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고요히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추기경 몰래 명동성당을 빠져나와 서울역 시계탑 아래에 눈사람 하나 세워놓고 노숙자들과 한바탕 눈싸움을 하다가 무료급식소에 들러 밥과 국을 퍼주다가 늙은 환경미화원과 같이 눈길을 쓸다가 부지런히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껌 파는 할머니의 껌통을 들고 서 있다가 전동차가 들어오는 순간 선로로 뛰어내린 한 젊은 여자를 껴안아주고 있다가 인사동 길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부처님 곁에 앉아 돌아가신 엄마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엄마의 시신을 몇 개월이나 안방에 둔 중학생 소년의 두려운 눈물을 닦아주다가 경기도 어느 모텔의 좌변기에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건져내고 엉엉 울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부지런히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소주를 들이켜고 눈 위에 라면박스를 깔고 웅크린 노숙자들의 잠을 일일이 쓰다듬은 뒤 서울역 청동빛 돔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비둘기처럼
김수환추기경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벗이었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곁에 계셨고 고통받는 이들과 늘 함께 하셨던 분 큰 사람이시고 큰 사제이시고 살아계신 성자셨습니다.
"항상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랑 받아 행복합니다." 란 말씀을 선종하시기 전날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평소에 당신을 찾는 분들에게 "사랑하고 용서하라." 는 당부의 말씀을 남기시고...
늘 넉넉한 미소와 따듯한 사랑을 담으신 그 모습을 이제는 뵐 수가 없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