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믿음은 전염됩니다 - 윤경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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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9-02-22 | 조회수48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믿음은 전염됩니다 - 윤경재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 보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마르 2,1-12)
지난 한주는 한국 천주교 교인들에게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목자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수행하셨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을 하느님께서 불러주셨습니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애도하면서 선종을 기뻐하는 역설을 체험하였습니다. 아마도 우리 민족역사상 이런 귀한 체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위대한 한 사람의 생애가 전 국민에게 귀감이 되고 죽음으로써까지 교훈을 남기고 떠나신 분은 없었습니다. 그분 덕분으로 우리는 모두 죽음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국민을 감동시키고 ‘추기경 신드롬’이란 용어까지 등장하게 될 줄은 정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한편의 기적이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나온 복음 말씀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신비롭게도 추기경님 선종으로 생긴 놀라운 사건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핵심 주제를 나열해보면 이렇습니다. 월요일 ‘표징 요구’ 화요일 ‘너희는 이래도 깨닫지 못하느냐?’ 수요일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 목요일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금요일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토요일 ‘엿새 뒤에 모습이 변하셨다.’ 오늘 복음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용서하셨다.’ 등등입니다. 놀라우리만치 일치합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으나 이제 뒤를 돌아다보니 확연하게 보였습니다. 또한 월요일에 선종하셔서 다행히 닷새 장을 치루고 장례미사를 금요일에 거행할 수 있었죠. 주일날과 겹쳤다면 날짜를 변동하는 곤란을 겪어야 했겠죠. 이 모든 것에서 주님의 배려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욱 주님께서 마련하신 현대판 기적이라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환자를 들고 들것에 실어 지붕을 뜯어가며 고쳐보려는 네 사람의 행동을 ‘그들의 믿음’이라고 분명히 선언합니다. 그들은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어떤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용기와 집요함이 믿음의 속성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믿음은 좋은 본보기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믿음을 전염시키는 힘을 발휘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용서의 선언’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나아가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만 천하에 공표하는 계기가 되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김 추기경님의 뛰어난 믿음 공덕으로 국민들 가슴속에 어떻게 믿음의 씨앗이 뿌려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죽음의 세력도 꺾지 못한 그분의 믿음은 이제 우리 교우들 가슴속에서 활활 타 오릅니다. 사랑과 용서를 깊이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뜨겁게 솟구치는 기쁨의 눈물을 마음껏 흘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이 하느님 성령의 역사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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