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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요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04 조회수514 추천수4 반대(0) 신고
 믿음의 핵심은 하느님께서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진리를 아는 데 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들이 사는 모습을 내려다 보시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너 안에서 나는 기쁨을 얻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진리를 추호도 의심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믿지 않으려고 한다.
 
 몇 년 전 한 워크 샵의 휴식시간에 나에게 한 자매님이 찾아와서 서슴치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느님께서는 저를 아무 조건없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저는 그것을 잘 알지만 어떻게 해야 그 사실을 믿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요.”하고 말했다.
그 자매님은 모든 인류를 대신하여 그렇게 말했던 셈이다.
우리 모두 말로는 하느님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믿기 힘든 것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부터도 조건부 사랑을 받고 있다.
즉 부모님도 우리들이 어려워하지 않을 때 우리를 더 사랑하시고,
선생님들도 우리들이 바르게 행동하고 공부를 잘할 때 우리들을 더욱더 사랑하신다.
또 친구들도 우리들이 성공하여 아무런 아쉬움이 없을 때 우리를 더욱 사랑한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들이 매력적일 때 우리를 더 사랑한다.
배우자도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때 우리를 더 사랑한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어떤 방식에 따라 사랑을 측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많은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위하여 우리를 사랑하고 있는 수가 많은 것이다.
 
더더구나 다른 사람들이 사랑을 표현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사랑을 빙자한
이기적인 생각이나 부당한 이용이나 악용하려는 의도적인 속셈에서 한 말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상처를 받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탕발린 말을 듣기도 하고 저주 받기도 하고 “너가 대단한 사람이나 된 줄 알아?”하는 말을 들으면서 수모를 받기까지 한 적도 수없이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또 우리들이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했기 때문에 기가 죽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였다. 이 때문에 우리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잘 알지만 믿지 않으려고 하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전혀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받고 우울해하고 있을 때 자신의 영혼이 휴식하는 중에 우리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아들이기도 한 우리들은 자신이 하느님의 모습대로 만들어졌고 특별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사랑스럽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권위를 짓밟거나 우리를 무시할 때 쉽게 화를 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들이 안전하게 행동하는 것도 하느님께서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왜 믿지 못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우리들이 다른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우리들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살 수 있을까?
 
쉬운 방법은 없다. 상처 입은 육체와 같이 상처 입은 영혼을 재빨리 그리고 쉽게
치유할 수 있는 요술 지팡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을 피상적으로 읽으면 알 수 없지만 성경에서는 분명히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즉 하느님께서 호세아에게 약속의 땅으로 가서 거기에 있는 모든 남자, 여자, 아이들, 심지어는 동물들까지 “모두 죽이라”고 지시하셨다. 이 대목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정말 무서운 말씀이 되지만
이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은 세상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은유적으로 표현한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알코올 중독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면 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가나안 사람들을 다 죽이라고 하신 말씀은 술을 보관하고 있는 캐비넷에서 스캇치, 버본, 와인, 꼬냑, 진, 맥주, 보드카 등 모든 술을 없애버리라는 뜻이다. 우리는 약속의 땅을 차지할 수도 없을뿐더러 우리들 마음 속에는 아직도 “가나안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약속의 땅을 곧 잃어버리기 직전이다.
 
이는 우리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 즉 우리들의 진정한 자아를 만나야 함을 말한다. 수많은 신화에서도 젊은 왕자나 공주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결혼하기 전에 먼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사악한 형이나 배 다른 누이를 먼저 죽여 없애야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반드시 그들이 결혼식장에 나타나서 결혼식을 망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누가 사악한 형이고 배 다른 누이인가? 그들은 결혼하려고 하는 왕자나 공주와 다른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선조로 육화된 사람들로 그들이 우리 안에도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름 아닌 과거의 상처를 끄집어 내어 우리들의 결혼식과 참 자아를 망쳐버리게 할 수 있는 우리들 내면에서 “너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 너는 진짜로 왕자나 공주와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너는 진정으로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우리는 너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너의 과거도 잘 알고 있어! 그러니 헛된 꿈을 깨어라!”고 말하는 과거의 목소리이다.
 
우리들이 진정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려면
먼저 우리 안에 버티고 있는 “가나안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
(롤하이저 신부님의 칼럼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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