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도 맛들이기] 향심기도<5> - 이승구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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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3-15 | 조회수717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향심기도 < 5 >
네 가지 지침
향심기도를 하는 방법은 4가지 지침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첫 번째 지침 : 하느님께서 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심에 동의하는 지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거룩한 단어를 선택한다. 거룩한 단어는 간단한 기도 중에 성령께서 자신에게 적합한 단어를 주십사고 청한 후 선택한다. 이것은 14세기 「무지의 구름」에서 권하는 것처럼 한 음절이나 두 음절의 단어이면 좋다. 예) 하느님, 예수, 주님, 압바, 자비, 사랑, 평화…. 여기에는 옳은 단어나 잘못된 단어, 더 좋은 단어나 더 거룩한 단어는 없다.
거룩한 단어는 그 단어 의미가 거룩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심에 동의하는 지향 때문에 거룩한 것이다. 그래서 '주님'이나 '사랑'과 같은 단어를 하느님께 자신을 열어드리고 내어드리면서 그분과 함께 있겠다는 지향의 표현으로 선택했다면 바로 그 지향 때문에 거룩한 단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거룩한 단어를 선택했으면 가능한 한, 특히 기도하는 중에는 바꾸지 않도록 한다. '지향'과 '동의'는 향심기도에서 아주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이다.
두 번째 지침 : 편안히 앉아 눈을 감고, 하느님께서 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심에 동의하는 지향의 상징인 거룩한 단어를 의식 안에 떠올린다. 편안히 앉는다는 말은 기도 중에 잠들지 않을 정도의 상대적인 편안함을 말한다. 이 기도에서 우리의 내면은 깨어있는 자세이다. 앉는 자세는 어떤 자세를 취하든 등만은 똑바로 세운다. 턱은 약간 안으로 당기고, 손은 각자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 된다.
주변과 내면에서 떠오르는 것들이 떠나가도록 놓아둔다는 상징으로 눈을 감는다. 거룩한 단어를 떠올릴 때는 아주 부드럽게 떠올린다. 아주 부드럽게 하라는 말은 생각을 몰아내거나 없애기 위해서 억지로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세 번째 지침 : 생각에 빠진 것을 알아차리면 아주 부드럽게 거룩한 단어로 돌아가라. 향심기도에서 생각(분심, 잡념)이란 신체적 느낌, 감각적 인식, 기억, 계획, 성찰, 개념, 비평, 느낌 등을 포함해 지각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이 지침은 향심기도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며, 이것이 향심기도 중에 우리가 하는 유일한 활동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기도들이 능동적인 기도라면 향심기도는 아주 수용적이고 수동적인 기도이다. 그러므로 향심기도 중에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기도문을 외우든가 묵상하든가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겨드리고 의탁하면서 그분의 현존 안에 머물면서 분심, 잡념에 빠진 것을 알아차리면 아주 부드럽게 거룩한 단어로 돌아간다.
거룩한 단어로 돌아가라는 의미는 선택한 거룩한 단어를 의식 속에 떠올리거나 입술이 아닌 마음으로 암송하라는 의미이다. 이 지침은 향심기도를 하는 방법 중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네 번째 지침 : 기도가 끝나면, 눈을 감고 2~3분간 침묵 속에 머문다. 2~3분 동안 이러한 시간을 갖는 것은 기도 상태에서 일상적 의식으로 나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며, 침묵의 분위기를 일상생활로 가져 갈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마침기도로 '주님의 기도'나 '주모경'을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암송한다.
▣ 이승구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향심기도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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